대구문화재단, 지역 문화예술인들 ‘화합의 신년교례회’

  • 김수영,이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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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01-16 07:35  |  수정 2012-01-16 08:07  |  발행일 2012-01-16 제23면
‘끼리끼리’ 갈라진 마음, 세대 넘어 하나로 잇다
장르 초월한 선후배 만남, 새해 덕담 주고 받으며 자연스럽게 이해의 폭 넓혀
“지역문화 결집의 場 기대”
예술인 축사 없어 아쉬움도
20120116
지난 12일 대구 프린스호텔에서 열린 ‘2012 대구문화예술인 신년교례회’를 찾은 문화예술인들이 프로그램 중 하나인 ‘화첩놀이’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지난 12일 대구 프린스호텔에서는 대구지역 문화계에서 나름 의미있는 행사가 열렸다. 대구문화재단이 처음 마련한 ‘2012 대구문화예술인 신년교례회’다. 이날 행사에는 400여명의 지역 예술인과 문화관련 종사자들이 참석해 새해 덕담을 나누는 등 친교의 시간을 가졌다.

대구문화재단 박운석 문화기획팀장은 “참석자를 250명 정도 예상했는데 배 가까이 왔다. 그동안 각 예술분야별로 소규모 신년교례회는 열었지만 전 예술분야를 아우르는 행사는 처음이라 많은 관심을 가져준 것 같다. 지역에서 활발한 활동을 보이는 예술가는 거의 참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신년교례회에는 좀처럼 행사장에 나오기 힘든 원로예술인은 물론, 젊은 예술인도 대거 참석해 보기 드문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특히 원로예술인과 젊은 예술인들이 무대 앞으로 나와 서로 인사를 주고받으며 덕담을 해주고, 새해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대구무용협회 강정선 회장은 “원로 예술가와 젊은 예술가가 한자리에서 만날 일이 거의 없는데, 신년교례회가 이같은 기회를 만들어줬다”며 “다양한 장르의 예술인들을 만날 수 있는 것도 좋았다. 해가 바뀌면 선배 예술인들을 일일이 찾아가 인사를 드려야 하는데, 이렇게 한자리에 모이니 자연스럽게 새해 인사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방명록을 쓰는 대신 행사장 입구에서 ‘신년 화첩놀이’라는 새로운 이벤트를 연 것도 눈길을 끌었다. 기다란 종이 위에 그림이나 글, 자신의 이름 등을 자유롭게 써내려갈 수 있게 했다.

박지영 시인은 “문화예술인들을 배려한 색다른 이벤트라 재미있다. 다양한 분야 예술인들의 손길이 간 이것 자체가 하나의 예술작품”이라며 “함께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면서 그동안 몰랐던 예술인들과 인사를 나누는 기회를 가진 것도 의미있는 일이었다”고 전했다.

이날 참석한 상당수 예술인은 이번 행사가 단순히 새해 덕담을 나누는 데 그치지 않고, 앞으로 지역문화를 결집할 수 있는 장이 되길 바라는 기대도 내비쳤다.

그동안 지역문화예술계의 큰 문제점으로 예술인 간의 반목과 이로 인한 파벌 형성이 지적돼 왔다. 학연, 지연 등으로 편가르기를 해 서로 간에 마음의 상처를 준 일이 비일비재했다. 상대방에 대한 불만과 불신이 성향이 맞는 인사들하고만 어울리는 ‘끼리끼리문화’를 낳고, 상대방에 대한 비난이나 분쟁으로 이어져 지역문화계 전체에 악영향을 주는 일도 많았다. 이같은 비난과 반목은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예술시장을 더욱 위축시키고 예술인들의 위상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지역의 한 중견예술인은 “지역 문화예술시장이 작은 데다 경기까지 좋지 않으니 예술계가 점점 위축되고 예술인들의 삶도 더 곤궁해지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상대방에 대한 비난, 파벌 형성보다 예술인들이 힘을 합쳐 예술 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런 측면에서 전 분야의 예술인들을 한자리에 모아 덕담 등을 나눔으로써 교감의 시간을 갖게 한 신년교례회는 의미가 큰 행사였다. 만남의 시간을 주고 서로 칭찬의 기회를 갖게 함으로써 상대방에 대해 이해하는 폭을 넓혀줬다는 것이 많은 참석자들의 반응이었다.

하지만 첫 행사이다보니 진행상에 약간의 아쉬움도 남겼다. 지역문화예술인들이 주빈이 된 자리인데 대구시 부시장, 대구시의회 문화복지위원장만 축사를 해 참석한 예술인들의 불만을 샀다.

한 참석자는 “예술인들을 위한 자리인데 예술인의 축사가 하나도 없는 것이 이상하다. 예술인 행사에서 이런 축사를 한다는 것도 잘 어울리지 않고, 만약 축사 코너가 있다면 대구예총 회장이나 원로예술인의 축사도 넣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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