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의 낚시시대] 진해 봄바다 위로 도다리가 팔랑팔랑 ‘날갯짓’

  • 월간낚시21 ·블로그 penandpower.blog.me
  • |
  • 입력   |  수정 2012-02-24  |  발행일 2012-02-24 제면
[김동욱의 낚시시대] 진해 봄바다 위로 도다리가 팔랑팔랑 ‘날갯짓’
봄 도다리가 수면 위로 낚여 오르고 있다.

봄바다에 나비의 날갯짓이 곱다. 팔랑팔랑 수면에서 솟아오른 바다나비들은 이제 완연한 봄이 왔음을 알린다.

무슨 소리냐고? 도다리 낚시시즌이 열렸다는 말이다. ‘봄 도다리, 가을 전어’라는 말이 괜히 생긴 게 아니다. 산란을 전후로 살이 오를대로 오른 도다리는 지금이 가장 맛있을 때다. 넓적 도톰한 봄 가자미가 수면 아래에서 나풀나풀 떠오르는 걸 보면 영락없는 나비다.

[김동욱의 낚시시대] 진해 봄바다 위로 도다리가 팔랑팔랑 ‘날갯짓’
금어기가 풀린 첫날인 2월 1일은 바람이 강하게 불고 날씨가 꽤 추웠지만, 줄곧 입질이 이어졌다.


◆금어기 해제 첫 날

2월 1일은 도다리 금어기가 풀리는 날.

1~2월이던 도다리 금어기가 재작년부터 12~1월로 바뀌면서 도다리 시즌이 예년보다 한 달 일찍 열린 것이다. 금어기가 풀린 첫 날,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봄 도다리 입질이 열리는 진해만으로 달렸다. 지금은 창원시로 통합돼 진해구로 행정구역이 바뀐 이 곳은 매년 3월초부터 군항제가 열리는 4월까지 ‘도다리 동네’가 된다. 벚꽃 개화와 절묘하게 맞물리면서 진해를 찾는 관광객들은 도다리의 맛을 만끽한다.

오전 8시, 진해만 동남쪽 끄트머리 삼포항.

오늘 도다리 낚시를 위해 타고 나갈 ‘상복호’가 기다리고 있다. 상복호는 여기 삼포항에 있는 ‘엿쟁이낚시’(대표 황종행)가 운영하는 낚싯배 이름. 몇 년 전 만해도 진해 군항제가 열릴 때면 관광객에게 엿을 팔았다는 황종행 사장이 삼포항에 낚시점을 열면서 상호도 아예 ‘엿쟁이’로 달았다.

“사장님이 갑자기 독감이 걸려서 오늘은 제가 모십니다.”

황 사장의 조카 황윤홍씨가 상복호 키를 잡았다.

인근 창원과 김해에서 일찌감치 도다리 손맛을 보러 온 5~6명의 꾼과 함께 상복호에 올랐다. 5.9t 짜리 상복호는 꽤 빠른 속도로 항구를 빠져나가 20여 분 후 거가대교 앞에 닿았다. 황 선장이 선미에 있는 닻을 내리자 꾼들의 손길이 바빠진다. 배 안에 있는 가자미 낚시용 얼레를 하나 둘 집어든다. 꾼들은 얼레 끝에 달린 편대채비에 가자미 바늘을 묶고 갯지렁이를 꿴다.

◆편대채비 내리고 고패질만 하면…

“내리세요~!”

선장의 지시에 따라 배 이쪽저쪽의 꾼들이 일제히 채비를 내린다. 수심은 그리 깊지 않다. 50호 봉돌이 이내 바닥에 닿는다.

도다리 배낚시는 이처럼 준비가 간단하다. 낚싯대도 필요 없다. 그저 가자미 낚싯배 안에 준비돼 있는 편대채비에 갯지렁이만 달아 던지면 된다. 그런데 이때부터는 약간의 테크닉이 필요하다. 모래와 진흙이 섞인 바닥에 납작 엎드려 있는 도다리는 가만히 있는 먹이에게는 관심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고패질을 해줘야 돼요. 살살 끌기도 하고….”

진해구 속천항 앞에서 ‘포인트낚시점’을 운영하는 조재필 사장이 시범을 보인다. 봉돌이 바닥을 찍으면 손에 쥐고 있는 낚싯줄을 들었다 놨다 하면서 도다리의 시선을 끌어야 한다는 말이다. 이렇게 해주면 바닥에서 모래와 진흙먼지가 일어나게 되고, 도다리의 입질을 받기가 훨씬 수월하다는 거다.

채비를 들었다 놨다 하는 고패질은 사실 모든 바닥고기를 낚는 데 꽤 유용한 기법이다. 실제로 전문꾼은 낚싯대를 이용해서 채비를 멀리 던져 살살 끌어오면서 마릿수 도다리 입질을 유도한다. 특히 수온이 낮을 때는 이렇게 낚싯대로 탐색범위를 넓히면서 바닥을 끌어주는 게 훨씬 효과적이기도 하다.

◆반나절 낚시로 30마리를 손에

이날은 바람이 너무 강했다. 삼포항을 빠져나올 때도 바람이 세다 싶었는데, 거가대교 아래에는 거의 태풍 수준이다. 수온도 아직은 충분히 오르지 않아 ‘오늘 쉽지 않겠구나’ 걱정했으나 의외로 입질은 빨리 들어왔다.

포인트낚시 조 사장이 가장 먼저 봄 도다리를 걸어 올렸다.

“자~, 이놈이 올해 첫 도다리가 되겠습니다.”

뼈 횟감(일명 ‘세꼬시’) 수준의 손바닥만한 씨알이지만 일단 마수걸이는 빨랐다. 조 사장의 첫 도다리를 시작으로 배 이쪽저쪽에 앉은 꾼들에게도 차례로 입질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뱃머리에 자리를 잡은 김해꾼 강주남씨가 꽤 씨알 좋은 도다리를 낚아낸다. 제법 도톰하게 살이 오른 놈이다. 이어 배 왼쪽에 나란히 자리한 진준호씨와 진종만씨의 편대채비에도 도다리가 주렁주렁 매달린다.





“아싸~! 이번에는 쌍걸이다.”

이에 질세라 강씨가 편대채비 두 바늘에 모두 도다리를 걸어 올린다.

도다리 낚시에서 쌍걸이라고 표현하는 ‘동시에 두 마리 낚기’는 도다리의 활성도가 아주 좋은 날이면 흔히 있는 일이다. 편대채비를 바닥에 내리고 고패질을 하다보면 ‘투둑 투둑’하는 입질이 느껴지는데, 바로 챔질하지 않고 가만히 놔두면 다시 ‘투두둑’ 거리는 입질이 들어온다. 이때 느긋하게 줄을 잡고 올려내면 영락없이 수면 위로 두 마리의 도다리가 나풀나풀 떠오른다. 이렇게 오전 3~4시간 낚시를 하면 아무리 못 낚아도 한 사람 당 20~30마리는 확보한다.

돈으로 따지기는 뭣하지만 횟집에서 도다리 뼈회를 먹는다고 생각하고 셈을 한 번 해보자. 횟집에서 자연산 도다리는 귀하기도 하지만, 있다해도 한 접시에 5만~6만원을 호가한다. 많아야 3~4마리를 썰어놓은 게 5만~6만원짜리라면, 낚시 반나절에 최소 20만원어치의 도다리는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배삯이 4만원이니 뼈회 한 접시 값으로 최소 다섯 접시를 만들 수 있다는 계산이다.

◆배 위에서 맛보는 가자미회 정식

그나저나 바람이 너무 거세다. 황 선장은 도저히 안 되겠는지 닻을 올린다.

“항구 쪽으로 들어가다가 섬 앞에서 다시 해 봅시다.”

바람막이가 되는 섬 뒤쪽에 닻을 내리겠다는 말이다. 배는 왔던 길을 10여분 거슬러 올라가서 진해만 입구의 초리도 뒤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역시 선장의 판단이 옳았던 듯 섬 뒤쪽은 북서풍이 직접 닿지 않았다. 거가대교 교각 밑에서 채비를 내릴 때보다는 훨씬 수월하다.

그런데 입질빈도는 거가대교 아래보다 떨어진다. 마릿수 줄 입질이 뚝 끊긴 거다. 아무래도 크고 작은 상선과 어선이 분주하게 오가는 진해만 입구라 조과가 떨어지는 모양이다. 그래도 드문드문 올라오는 봄 도다리는 꾼들의 살림망 안에 차곡차곡 쌓여갔다.

오후 1시, 이제 귀항할 시각. 춥기도 하지만 배도 고프다. 원래는 배 위에서 선장이 직접 도다리 회로 점심상을 차리기로 했으나 바람이 심해 항구로 돌아가서 회를 뜨기로 했다.

포인트낚시 조 사장과 황 선장이 낚은 가자미만 30여 마리. 엿쟁이낚시 가게 안에서 황 선장은 익숙한 칼질로 30여 마리의 가자미 회를 떠낸다. 그리고 석화·새우·개불·주꾸미 등으로 보기 좋게 부요리(일명 ‘스키다시’)를 주르륵 늘어놓는다.

아~, 이건 뭐 고급 일식집의 모듬회 정식에 비할 바가 아니다. 황 선장이 수줍은 듯 한 마디 한다.

“얼마 전까지 이 근처에서 횟집을 했거든요.”

역시 예사 솜씨가 아니었다. 그리고 이 점심상은 일회성이 아니다. 진해 포인트낚시와 엿쟁이낚시는 가자미 낚싯배를 타는 꾼들에게 배 위에서 이렇게 직접 가자미회 정식으로 점심상을 차려낸다. 오전 7시쯤 출항하면 10시쯤 라면을 끓여 꾼들의 속을 달래놓고, 12시쯤 출출할 때 멋진 점심상을 차려낸다고 한다. 그것도 배 위에서. 말하자면 이건 ‘배 위에서 맛보는 가자미회 정식’이 되겠다.

진해 속천항과 삼포항에서는 오전 7시에 한 번, 오후 2시에 한 번 도다리 낚싯배가 뜬다. 배삯은 1인 4만원이며 독배를 예약하면 40만원이다. 낚시장비(얼레와 편대채비)는 배에 다 준비가 돼 있다. 빈손으로 가서 갯지렁이 한 통만 사들고 배에 오르면 된다.

△낚싯배 문의= 진해 엿쟁이낚시 010-8587-8126, 포인트낚시 011-9341-4545

월간낚시21 기자·블로그 penandpower.blog.me


[김동욱의 낚시시대] 진해 봄바다 위로 도다리가 팔랑팔랑 ‘날갯짓’
가자미(위)와 도다리. 자세히 보면 가자미는 몸에 흰 반점이 있다.

■ 도다리·광어·가자미

[김동욱의 낚시시대] 진해 봄바다 위로 도다리가 팔랑팔랑 ‘날갯짓’
황윤홍 선장이 멋지게 접시에 담아낸 도다리 뼈회(세꼬시).

흰반점 없는 게 도다리

횟감은 가자미가 좋아


흔히 ‘좌광우도’라 해서 눈이 광어는 왼쪽, 도다리는 오른쪽으로 쏠려 있어 비교적 구분이 쉽다. 그런데 낚시꾼 중에서도 도다리와 가자미를 구분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백과사전에 보면 도다리는 ‘가자미목 붕넙치과의 물고기로 몸은 마름모꼴이고 빛깔은 일반적으로 회색이거나 황갈색이며, 옆구리에는 크고 작은 부정형의 암갈색 반점이 퍼져 있다’고 적혀 있다. 가자미는 ‘경골어류 가자미목 가자미과. 몸빛은 암갈색 또는 황갈색인데, 드물게 등지느러미나 꼬리지느러미에 선명한 얼룩무늬가 있는 것도 있다’고 돼 있다.

그러나 백과사전에 적힌 것만으로는 실제 도다리와 가자미를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사실 나 역시 지금까지 이 둘을 구분하지 못했는데, 이번 진해 도다리 낚싯배에서 구분하는 요령 하나를 알았다.

사진에서 보듯 가자미(위)는 도다리보다 약간 길쭉하다. 결정적으로 몸에 흰 반점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물론 두 어종 모두 눈은 오른쪽으로 쏠려 있다.

어부들은 회를 쳐 놓으면 도다리는 가자미보다 살이 무르다고 한다. 이 때문에 횟감으로는 도다리보다 가자미가 더 낫다는데, 솔직히 나는 아직 이 두 어종의 맛을 구분하지 못 한다.



[김동욱의 낚시시대] 진해 봄바다 위로 도다리가 팔랑팔랑 ‘날갯짓’
도다리쑥국.

■ 경상도 봄처녀 같은 ‘도다리쑥국’

바다와 육지의 봄이
입속으로 동시에 ‘쏙’

한 숟가락 뜨면 입 안 가득 바다와 육지의 봄이 동시에 느껴진다.

도다리쑥국은 봄에 가장 먼저 맛이 오르는 육지와 바다의 두 ‘생물’이 만나는 음식이다. 맛이 없을 수 있겠는가. 도다리의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맛과 쑥의 독특한 향과 칼칼한 맛. 게다가 특별한 고명도 없이 뽀얀 국물에 간간이 보이는 쑥색이 꾸밈없는 경상도 봄처녀의 모습이다.

◆도다리쑥국 만들기

△재료

도다리, 쑥, 들깨, 된장

△요리법

① 도다리는 내장을 꺼내고 머리와 비늘을 제거해 장만해 둔다.

② 쑥은 흙을 깨끗이 씻어 준비한다.

③ 도다리는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둔다.

④ 적당량의 물에 된장을 풀고 끓인다. 따로 소금 간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 된장을 풀어도 되지만 된장 맛을 진하게 내고 싶지 않을 경우에는 약간만 푼 다음 나중에 소금 간을 한다.

⑤ 도다리와 쑥을 넣어 국물이 뽀얗게 우러날 때까지 끓인다. 도다리를 먼저 넣으면 살이 물러질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반대로 나중에 넣을 경우에는 국물이 충분히 우러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⑥ 들깨를 적당량 넣어 맛을 본 후 담아 낸다.

[김동욱의 낚시시대] 진해 봄바다 위로 도다리가 팔랑팔랑 ‘날갯짓’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위클리포유인기뉴스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