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일까? 그림일까?

  •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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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04-03   |  발행일 2012-04-03 제23면   |  수정 2012-04-03
조각·회화·사진, 이질적 장르의 종합 활용
해외 주목작가 구성수展…오늘부터 시오갤러리
사진일까? 그림일까?
구성수 작 ‘가지피기 매발톱’

국내보다 해외에서 먼저 주목받은 대구 출신 사진작가 구성수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회가 3일부터 시오갤러리에서 열린다.

경일대 사진영상학과와 홍익대 예술대 박사과정을 수료한 작가는 40대 초반이란 나이에 걸맞지 않게 프로필이 화려하다. 그는 ‘서른살 아내’ ‘매지컬 리얼리티’ 연작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2008년 미국 게티뮤지엄에서 그의 작품을 소장한 뒤 샌프란시스코 모마, 휴스턴 현대미술관, 산타바바바 뮤지엄 등에서 컬렉션했다.

‘서른살 아내’ 연작 중 8점을 소장한 게티뮤지엄의 주리 켈러 수석큐레이터는 “거대한 사회구조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상을 포착한 19세기 아우구스트 잔더의 철학과 방법론을 그만의 독자적인 방법으로 훌륭하게 해석한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국내에서는 국립현대미술관, 삼성리움미술관, 대구미술관 등에 그의 작품이 소장됐다. 사진예술사의 ‘젊은 사진가상’, 박건희문화재단의 ‘다음작가상’, 일우재단의 ‘일우사진상’ 등도 받았다.

이번 전시에는 ‘포토제닉 드로잉- 식물들’ 연작 21점이 내걸린다. 화석화된 식물처럼 보이는 이 연작은 형식과 내용에서 작가 고유의 독창성을 느낄 수 있다. 그의 작품은 사진이지만, 작품의 제작과정에 조각 및 회화과정이 포함돼 있어 기존의 사진작품과는 차별화된다. 그의 작품은 여러 제작과정을 거친다. 먼저 찰흙 위에 식물을 올려놓고 유리판으로 눌러 식물 형태로 음각을 만든다. 음각 위에 백시멘트를 부어 굳게 한 뒤 찰흙을 떼어내 양각을 만든다. 식물 형태의 양각 위에 채색을 해 식물의 느낌을 재현한다. 채색된 양각을 다시 사진 촬영해 출력하는 과정으로 작품이 완성된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순간적으로 사진인지 그림인지 파악하기 어렵다.

시오갤러리 이동준 아트디렉터는 “이런 과정은 조각과 회화, 사진이란 서로 이질적인 장르를 종합했다는데서 독창적이다. 그의 식물 사진은 잔뿌리의 디테일까지 생생하게 묘사돼 마치 하이퍼리얼리즘 회화작품을 보는 것 같다. 식물의 색은 식물 고유의 것이 아니라, 작가의 미감에 의해 재해석된 것이라서 색다른 느낌을 주는 것도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053)246-4688

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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