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성보 둔치, 장맛비에 300m 깎였다

  • 임호,최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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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07-14 08:03  |  수정 2012-07-14 09:47  |  발행일 2012-07-14 제6면
수자원공사 “유속 따라 침식·퇴적 반복… 문제 없어”
환경단체 “둔치가 아니라 제방… 큰 비 오면 답 없다”
20120714
최근 내린 장맛비로 달성보 우측 아래 둔치의 모래가 유실돼 침식층이 형성돼 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사고 직후 굴삭기를 동원해 긴급 복구에 나섰다. 최지호기자 hoya@yeongnam.com

최근 내린 장맛비로 인해 대구시 달성군 논공읍 낙동강 달성보 아래 모래둔치 수백미터가 유실된 것으로 드러났다.

환경단체들은 4대강 사업 공사 때 강한 물흐름에 견딜 수 있는 대책을 제대로 세우지 못했다며, 이번 장마 때 폭우가 쏟아진다면 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13일 한국수자원공사에 따르면 지난 7일 달성보 하류 방향 200m 지점에 있는 모래둔치 300m가량이 불어난 물에 유실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직후 수자원공사는 중장비를 동원해 침식된 둔치를 복구하고 있다. 수자원공사측은 이번 침식이 달성보 안전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하천변 둔치의 경우 유속에 따른 침식과 퇴적을 반복하며 자연스러운 경사면을 갖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수자원공사는 이 같은 현상이 모래둔치가 있는 일부 구간에서만 발생할 뿐, 대개의 4대강 사업 현장에서는 일어나지 않는 특수한 경우라고 주장했다. 또 중장비가 동원된 것도 자연경사면을 빨리 만들기 위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환경단체는 수자원공사의 주장이 변명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이번에 유실된 지점이 둔치가 아니라 사실상 둑이라 봐야 하고, 폭우가 내릴 경우 이번보다 더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강물이 달성보의 수문을 통과하면 유속과 유압이 더 강해지며, 이를 둔치가 버티지 못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환경단체는 말했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지난 5~6일 40㎜가량의 강우량을 기록했지만, 이후 둔치 둑에 급격한 침식면이 생긴 것은 달성보 설계 당시 유속·유압을 견딜 수 있는 대책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는 증거”라며 낙동강 보에 대한 정부 차원의 종합점검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혁 대구경북녹색연합 운영위원장은 “이번에 무너진 곳은 둔치가 아니다. 사실상 둑으로 봐야하는데 이 정도의 유속에 침식된다면 정말 걱정”이라며 “지금이라도 유속과 유압의 영향을 받는 곳에 돌망태 등을 설치하는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최지호기자 hoy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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