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철도3호선 공사 천공기, 신호대기차량 덮쳐

  • 노진실
  • |
  • 입력 2012-08-06 07:35  |  수정 2012-08-06 07:53  |  발행일 2012-08-06 제6면
신호대기중 차량 위로
천공기 전복 1명 숨져
20120806
지난 5일 새벽 대구시 중구 명덕네거리의 도시철도 3호선 공사현장에서 육중한 무게의 천공기가 신호대기 중이던 차량 위로 넘어져 있다. <대구지방경찰청 제공>

대구도시철도 3호선 공사현장에서 인명사고가 잇따라 발생하자, 시민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5일 오전 1시10분쯤 대구시 중구 남산동 명덕네거리 도시철도3호선 공사장에서 80t급 천공기가 넘어지면서 신호대기 중이던 차량 5대를 덮쳤다. 이 사고로 아반떼 승용차 운전자 김모씨(30)가 천공기에 깔려 병원으로 옮겼지만 숨졌고, 함께 타고 있던 김모씨(31)가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당시 천공기를 조작하던 윤모씨(39)는 기기가 기울기 시작하자 운전석에서 뛰어내려 탈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조사에서 윤씨는 땅파기 작업을 하던 천공기가 후진을 하던 중 갑자기 오른쪽으로 기울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곳곳에 천공 작업을 한 연약지반 위에서 육중한 천공기가 다시 작업을 하자, 그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지반이 일부 침하된 것으로 보인다. 목격자와 공사 관계자를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와 운전자 과실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4월6일엔 북구 태전동 도시철도 3호선 공사현장에서 50대 인부가 작업을 하던 중 7m 아래로 떨어져 숨졌다. 또 지난 3월26일에는 수성구 두산동 3호선 공사현장에서 용접 작업 중이던 50대 인부가 수십t 무게의 철공구조물에 맞아 사망했다.

현재 공정률 49%인 도시철도 3호선에서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자 시민들은 ‘예견된 사고’라고 지적하고 있다.

택시기사 한모씨(47)는 “3호선 공사현장을 지날 때마다 아찔한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다. 교각이 시야를 가리고 도로폭을 좁게 만들어 교통사고 위험은 물론 건설장비나 부품이 차량으로 떨어질까봐 늘 불안했다”며 “행인, 차량과 불과 몇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공사를 하면서 안전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니 무고한 시민이 이런 끔찍한 일을 당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용모 대구도시철도건설본부장은 “장마철 직후인 이때 지반이 연약해질 수 있어 사전점검에 더욱 신경을 기울여야 했다”며 “불의의 사고가 발생해 안타깝게 생각하고, 사망자와 유가족에게 정말 죄송스러운 마음이다.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할 것이며, 앞으로 이같은 사고가 재발되지 않도록 안전점검을 철저히 할 것”이라고 전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기자 이미지

노진실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