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줄탁동시(啄同時)의 지혜로 희망의 대한민국을

  • 입력 2012-12-07   |  발행일 2012-12-07 제23면   |  수정 2012-12-07
후보자와 유권자가 함께 힘을 모을 때
새로운 정치, 희망의 대한민국을 펼칠 수 있어
그게 줄탁동시의 지혜
20121207

어미가 품은 알 속에서 조금씩 자란 병아리가 있다. 세상 구경을 하기 위해 병아리 앞에 놓인 과제는 ‘알 깨기’다. 병아리는 나름대로 공략 부위를 정해 알을 쪼기 시작하지만, 알은 단단하기만 하고 부리는 연약해서 힘에 부친다. 이때 귀를 세우고 기척을 기다려온 어미닭은 그 부위를 밖에서 쪼아 준다. 병아리는 안에서 쪼고 어미닭은 밖에서 쪼아 알 속에서 답답해하던 병아리는 비로소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된다. 이처럼 병아리가 안에서 쪼는 것을 ‘줄()’이라 하고, 밖에서 어미닭이 그 소리를 듣고 화답하는 것을 ‘탁’(啄)이라 하는데, 줄과 탁이 동시에 일어나야만 목적한 바가 이루어진다는 뜻으로 ‘줄탁동시(啄同時)’란 고사성어가 생겨났다.

사회를 움직이는 동력은 개인 혼자가 아닌 구성원간 조화로운 상호관계 속에서 힘을 발휘한다. 우리 사회도 이 줄탁동시의 노력과 조화가 있을 때 원활하게 유지되고 발전적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대통령선거가 있는 12월19일도 줄탁동시의 협력이 필요하다.

선거제도는 대의민주주의제하에서 국민주권주의를 실현하고, 국가기관을 구성하며, 이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하는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수단이다. 선거과정에 있어 이를 구성하는 요소로는 크게 후보자와 유권자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이들 상호간 역할이 잘 조화되어야 공명선거가 이뤄지고 참된 대의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다.

후보자는 올바른 정책과 진정성으로 국민의 뜻을 모아 민주주의의 가치를 발전적으로 지속시키고, 유권자는 선거라는 수단을 통하여 자신의 정치적 의사를 정확하고 빠짐없이 행사하는 것이야말로 이들 각각의 역할인 것이다.

그러면, 이번 대선에서 후보자와 유권자는 각각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할까.

먼저 후보자는 매니페스토(정책선거)를 실천해야 한다.

매니페스토(Manifesto)는 한마디로 ‘지킬 수 있는 제대로 된 정책공약 또는 정책서약서’라고 할 수 있다. 매니페스토는 추상적이고 실현 가능성이 없는 공약을 배제하고 구체적인 목표, 실시 기한, 이행 방법, 재원조달 방법 등을 공식화하여 선거 후 반드시 지키겠다는 약속을 국민에게 공표하고 당선된 뒤에는 반드시 실천에 옮기는 것이다. 또한 비방·흑색선전, 돈 선거, 네거티브 선거 등 잘못된 선거관행을 버리고 정책중심의 정정당당한 대결을 통해 깨끗한 선거, 공명선거를 이루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다음으로 유권자는 정당 또는 후보자가 제시한 정책이나 공약이 구체적으로 작성된 것인지,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것인지,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 등을 꼼꼼히 따져보고 투표에 임해야 된다. 최소한 각 가정에 배달되는 선거공보도 살펴보고 TV토론도 챙겨보는 약간의 수고스러움이 동반되어야 한다.

민주주의의 꽃은 선거다. 유권자가 바로서고 주인의식을 가져야 올바른 선거문화가 정착될 수 있다. 12월19일 대통령선거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지고 이끌어갈 인물을 뽑는 만큼 유권자 모두가 특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각 정당과 후보자는 이번 선거의 시대정신으로 소통과 통합을 내세우고 있다. 이는 어느 일방의 노력으로 이뤄내기 힘든 어려운 국정과제다.

후보자와 유권자가 ‘줄탁동시’의 뜻을 새겨 함께 힘을 모을 때 새로운 정치, 희망의 대한민국이 펼쳐지는 것이다.

후보자는 매니페스토를 바탕으로 올바른 정책대결을 하고, 유권자는 이들 정책을 꼼꼼히 살펴보고 빠짐없이 투표에 참여하는 것이 ‘줄탁동시’ 협력의 실천이다.

임성식 경북도선거관리위원회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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