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담 대구’ 대놓고 홍보하는 대구

  •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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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01-28 07:47  |  수정 2013-01-28 08:19  |  발행일 2013-01-28 제6면
기업·경제정보 포털 트위터 아이디 적절성 논란
“대구 비하 표현 쓰다니” “악의 없다면 문제 안돼”
20130128
대구경제플러스(www.dgeplus.or.kr)의 트위터. 아이디가 대구를 비하하는 용어인 고담대구를 연상시키는 ‘godamdaegu’인 탓에 적절성 논란에 휩싸였다.

대구 경제를 홍보하는 인터넷사이트의 트위터 아이디 ‘godamdaegu’에 대한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대구의 기업·경제정보 전문 포털사이트인 대구경제플러스(www.dgeplus.or.kr)의 트위터 아이디가 바로 대구를 비하하는 용어인 ‘고담대구’를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아이디 ‘godamdaegu’를 한글로 읽으면 ‘고담대구’가 된다.

대구경제플러스의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이 트위터는 홈페이지 우측 중간에 위치해 있으며, 팔로어가 3천565명에 이른다. 대구시는 이 사이트 운영비로 연간 1억여원을 지원하고 있으며 대구상공회의소가 홈페이지 운영과 관리를 맡고 있다.

‘고담대구’는 오랫동안 대구를 비하하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 용어다. 배트맨 시리즈의 배경 도시인 ‘고담’은 구약성서에 나오는 악의 도시 소돔과 고모라에서 따온 말로 범죄와 부정부패가 들끓는 도시를 지칭한다. 2003년 대구지하철 방화 참사를 비롯해 대구에서 대형 사건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인터넷을 중심으로 ‘고담대구’라는 말이 나돌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대구시에서 운영비를 지원하는 사이트의 아이디를 ‘godamdaegu’로 사용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대구시청 민원게시판에는 “고담대구는 대구를 비하할 때 쓰는 표현이다. 이런 트위터 아이디를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잘 보이도록 표시해놓은 것은 아는 이들이 보면 웃을 일”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지 말자는 의견도 있다. 직장인 안모씨(29·대구시 달서구 이곡동)는 “아이디를 만든 이가 악의만 없었다면 굳이 문제 삼을 필요가 없는 것 같다. 남들이 놀릴 때 쓰는 말을 좋은 의미로 바꿔서 쓰는 것도 아이디어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구상공회의소는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대구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원래 ‘dgeplus’였던 아이디를 지난해 초 읽기 쉽고 기억하기 쉬운 ‘godamdaegu’로 바꿨다”며 “오해의 소지도 있지만, 트위터에 많은 이야기를 담자는 뜻에서 ‘古(高)닮 대구’를 영어로 표현한 것일 뿐 다른 뜻은 전혀 없다. 게다가 영어 철자도 ‘gotham’이 아니라 ‘godam’”이라고 설명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대구경제플러스= 대구시가 지역기업에 차별화된 경제정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2010년 4월 구축한 기업·경제정보 전문 포털이다. 지난해까지 누적 홈페이지 방문자는 60만명을 웃돌 정도로 활용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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