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좁은 여자가 행복하다

  • 홍석천,황인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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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04-09 07:39  |  수정 2013-04-09 07:39  |  발행일 2013-04-09 제21면
■ 부부금실 다시 꽃피워주는 ‘회음수술’ 가이드
노화로 저하된 성감 회복
요실금 예방에도 큰 효과
부작용 없는 레이저術 각광
속좁은 여자가 행복하다

의료 전문가들은 20세기만 해도 ‘여성 회음(질)성형’이라는 표현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2000년대 들어 여성 성형에 대한 소개가 늘어나면서 산부인과의 새로운 영역으로 자리잡았지만, 아직도 많은 여성은 여성의 질을 성형한다는 생각을 쉽게 가지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질 복원’이라는 새로운 방법으로 출산과 노화로 인한 성감 저하를 극복함으로써 성생활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회음 성형의 가치는 적지 않다.

대구 탑여성의원의 홍원표 원장에게 회음성형의 치료적 의미에 대해 들어본다.


속좁은 여자가 행복하다
탑여성의원 홍원표 원장이 최근 자신의 병원 진료실에서 환자와 상담을 하고 있다.

황인무기자 him7942@yeongnam.com

◆성형 아닌 치료로 봐야

홍 원장은 “회음 성형은 미용적 의미의 성형이 아니라 치료”라고 단언했다. 그는 “여성은 출산이나 노화로 인해 회음부의 변화, 골반근육의 이완이 필연적으로 따르게 된다”면서 “이렇게 자신감을 상실하면 성욕구 자체가 없어져 성관계를 피하게 돼 부부 불화의 원인이 된다”고 말했다.

골반 근육이 늘어지게 되면 자궁이 밑으로 내려와 부부관계시 자궁경부가 닿게 돼 성교통이 유발된다. 이외에도 요실금 증상이 생기거나 질염이 자주 재발하기도 한다.

하지만 홍 원장은 회음성형의 가장 큰 필요성에 대해 심리적 안정감을 들었다. 그는 “회음 성형은 가벼운 요실금 증상을 예방하거나 회복하는 데 적지 않은 효과가 있고 질염의 발생 빈도도 줄여 준다”면서 “질의 길이를 확장하고 성교통을 예방해 중년 여성에게 필요성이 높은 수술”이라고 설명했다.

홍 원장은 최근 치료를 마친 한 미혼 여성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그는 “최근 30대 초반의 미혼인 여성이 태어나서 한번도 제대로 된 연애를 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유는 일종의 콤플렉스 때문이었다. 회음변형이 발생해 성관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결국 대인기피증으로 발전된 경우”라고 말했다.

적지 않은 기간에 걸친 상담과 수술치료를 마친 이 여성은 생애 처음으로 애인을 만들었다는 문자를 보내오기도 했다.

홍 원장은 “갱년기나 폐경기가 되면 여성호르몬이 감소해 우울증이 생기고 성적인 욕구와 만족감이 급격히 감소하게 된다”면서 “이럴 경우 여성호르몬 보충요법과 함께 질성형 수술을 받으면 원만한 성생활과 동시에 우울증 치료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부작용 적은 레이저 수술

최근에는 회음성형술 중 레이저를 이용해 질입구부터 안쪽까지 고르게 질근육을 좁혀주는 레이저 질성형 수술이 각광을 받고 있다.

홍 원장은 “기존의 수술은 질 내부 점막만 잘라 수술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다시 처지고 늘어나 재수술을 받아야만 했다”면서 “반면 레이저를 이용한 질성형술은 질 내부 점막과 처진 회음 근육을 모아주기 때문에 겉과 안을 동시에 조여줘 다시 늘어날 염려가 없다”고 강조했다.

즉 레이저 회음성형술은 늘어난 질점막과 질근육, 질근막을 동시에 당겨주기 때문에 수술 후 다시 늘어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게 홍 원장의 의견이다. 질벽의 가장 바깥층을 구성하고 있는 질근막을 팽팽하게 당겨주기 때문에 질근육이 다시 늘어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수술 부작용도 상대적으로 적다. 수술시 질점막을 많이 잘라내면 혈관손상에 의한 혈류장애로 질건조증이 생길 수 있고, 신경이 손상되면 성감이 떨어지는 부작용도 기존 수술법의 부작용으로 지적돼 왔다.

하지만 레이저 회음성형 수술은 질점막을 최대한 보존하며 근육을 잘라내지 않고 골반근육을 복원하기 때문에 애액이 줄어들지 않으며 신경손상도 예방해 준다는 것이다.

홍 원장은 “또한 성관계시에 오르가슴을 잘 느끼지 못한다면 회음성형과 함께 음핵성형을 같이 받으면 불감증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마취는 부분마취로 가능하며 수술중 환자의 불안감을 줄여주기 위해 수면마취를 병행하기도 한다. 수술시간은 1시간 정도이며 수술 후 바로 퇴원할 수 있다. 1∼2일 정도 항문주위에 묵직한 느낌이 있을 수 있으나 보통 다음날부터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홍 원장은 “레이저 질성형술은 조직 손상이 적고 출혈과 통증, 부기가 거의 없어 곧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지만 시술 전 개인의 특성에 따라 충분히 상담하고 수술 후 전문가의 꼼꼼하고 체계적인 관리를 받아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만병통치 기대는 금물

성에 대한 관심을 더 이상 음지에서의 문제로 치부하는 것은 시대에 뒤처진 일이다. 인간이 마땅히 누려야 할 삶의 희열의 하나일 뿐이며 자신의 기쁨을 당당하게 추구하고자 하는 것이 성에 대한 요즘 사람들의 보편적인 가치관이다.

실제로 홍 원장에 따르면 회음성형에 대한 문의와 실제 수술 건수도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하지만 회음성형이 여성의 모든 성문제를 해결하는 만병통치약은 아니라는 것이 홍 원장의 충고다. 회음성형이 심각한 비정상적 성기능장애까지 치료한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는 것이다.

홍 원장은 “회음성형을 원할 때는 무엇보다 전문의와의 충분한 상담이 필요하다. 특히 성생활 문제인 경우 수술 대상인지 아니면 약물이나 심리치료로 대신할 수 있는지 여부를 먼저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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