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8명이 만든 친환경 바닥시공 기계…美·日·英 세계적 업체들이 몸달았다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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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05-22 07:35  |  수정 2013-05-22 07:35  |  발행일 2013-05-22 제15면
여기가 진짜 글로벌 강소기업
■ 건축용 폴리싱 그라인더 생산 ‘폴리시스’
직원 8명이 만든 친환경  바닥시공 기계…美·日·英 세계적 업체들이 몸달았다
건축용 폴리싱 그라인더 생산 기업 폴리시스의 배형성 대표가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경주시 천북면에 위치한 건축용 폴리싱 그라인더 생산 기업 폴리시스(대표 배형성). 이 업체는 2년 정도의 짧은 업력에 직원도 8명에 불과하지만, 미국의 세계적인 건설 기계 업체 ‘BMI’와, 영국의 ‘SPE International’ 등과 독점 수출 계약을 맺는 등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인정받는 기업이다.

사실 폴리시스는 <주>성심으로 먼저 알려졌다. 1998년 창업해 자동차 범퍼에 쓰이는 부품을 생산하는 성심의 한 사업분야였던 폴리시스는 2011년 분리돼 본격적으로 콘크리트 폴리싱 그라인더 시장에 뛰어들었다. 배형성 대표는 “2차 협력사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신규 사업을 구상하던 중 지인이 인테리어로 콘크리트 폴리싱을 하는 것을 알게됐다”며 “박람회에 직접 가서 관련 제품을 직접 확인한 뒤 사업 가능성을 확신했다. 2007년부터 콘크리트 폴리싱 장비 개발에 매진해 국내 최초로 개발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이 공법에서 쓰이는 것이 폴리싱 그라인더로, 폴리시스는 여기에 자동화 기술을 추가한 G-1000RC 제품을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다. 이 제품은 리모컨을 통해 자동으로 구동되며, 부품 교체 등 기계 운용이 작업자의 편의에 맞춰 개발된 것이 특징이다.

2010년 개발된 제품은 ‘경북PRIDE 상품’으로 선정되며 가능성을 인정받아 경북도로부터 해외 전시회 참가, 바이어 초청 등을 지원받고 있다. 현재 폴리시스는 일본과 미국, 영국 등에서 주문 생산을 하고 있으며 인도와 동남아 등 바이어와의 미팅도 계속해서 이뤄지고 있다.

경북PRIDE상품지원센터 서동욱 연구원은 “소비재가 아닌 경우 특히 기계 부품의 수출에서는 자체 브랜드로 수출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하지만 폴리시스는 자체 브랜드로 진출해 기술력을 인정받는 등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며 “지금의 성과가 아니라 앞으로 3년이 더욱 기대되는 업체”라고 소개했다.

특히 이 업체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World Of Concrete’전시회와 지난달 열린 독일 건설기계 전시회에 참가해 업계 관계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BMI와 SPE의 경우도 전시회에서 제품의 우수성을 확인한 뒤 바이어 방문으로 이어졌고 독점 판매 계약까지 이뤄졌다.

그는 제품 개발을 박정희 연구개발팀장에게도 공을 돌렸다. 배 대표는 “나는 엔지니어가 아니며 박 팀장은 기계분야에는 능통했지만 그라인더 분야는 생소했다”면서 “내가 도움을 줄 수있는 것은 개발 지원밖에 없었으며 박 팀장은 과제를 묵묵히 수행했고 세계적인 제품을 탄생시켰다. 그 결과 지금은 관련 특허만 10개가 넘는 등 기술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매출은 올해를 기점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5억5천만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이미 1천500만달러 수출계약(3년간)을 맺는 등 5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성장에 힘입어 폴리시스는 6월에는 공장을 확장 이전할 계획이다. 특히 현재 외주로 주문했던 각종 부품을 직접 생산해 관련 분야 신규 채용 계획도 세웠다.

배 대표는 “현재 회사가 외진 곳에 있고 소기업이라 기피할지도 모르겠지만 앞으로 5년 뒤를 주목해달라”면서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았을 때 고용을 30명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5년 후에는 누구나 이 30명에 들고 싶어하는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만들어 보이겠다”고 말했다.

글·사진=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콘크리트 폴리싱=콘크리트 바닥 위에 에폭시나 우레탄 등 화학 약품을 사용하지 않고 표면을 연마하며 바닥 자체를 마감재로 사용하는 공법이다. 현재 미국 및 유럽 등에서는 보편화된 친환경적 바닥 시공방식으로 국내에서도 친환경 건축물 인증 등으로 점차 보급되고 있다.

기존에 콘크리트 바닥면에 페인트, 석재, 타일, 카펫 등으로 마감하던 방식을 사용하지 않아 화재시 불이 붙지 않고 유독가스를 방출하지 않을 뿐더러 환경호르몬도 방출되지 않기 때문에 친환경적인 것이 특징이다. 또한 높은 조도, 경제적인 시공비용, 편리한 유지관리, 긴 수명 등의 장점을 기대할 수 있어 앞으로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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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기자

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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