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 속 혼령에 홀린 듯 … 으스스한 러시아 음악

  • 김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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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수정 2013-06-20  |  발행일 2013-06-20 제면
대구시향 28일 ‘드라마틱 클래식…’
무소르그스키 ‘민둥산의 하룻밤’
차이콥스키 명품 교향곡도 연주
전설 속 혼령에 홀린 듯 … 으스스한 러시아 음악
대구시향이 러시아 음악으로 구성한 기획연주회 ‘드라마틱 클래식, 러시아’를 오는 28일 마련한다. 대구시향의 연주 모습과 황해랑 대구시향 전임지휘자(원 안). <대구시립예술단 제공>

러시아에서는 우리나라의 ‘하지’에 해당되는 음력 6월24일이면 ‘성 요한제’를 지낸다. 전설에 따르면 성 요한제 전야에 악마들이 지상으로 내려와 잔치를 벌인다고 한다. 러시아의 국민적 영웅 무소르그스키는 이 전설 속 어둠의 혼령들이 벌이는 성대한 지옥의 향연을 음악으로 묘사해 놓았는데, 바로 ‘민둥산의 하룻밤’이라는 곡이다.

현악기와 관악기의 휘몰아치는 연주로 긴장감 넘치게 시작되는 이 곡은 대담하고 극적인 진행으로 관객의 귀를 사로잡는다. 무더위를 식히는 납량특집처럼 무시무시한 요괴와 마녀가 등장해 드라마틱한 음악을 펼쳐 나간다.

대구시향 황해랑 전임지휘자는 “무소르그스키가 처음 이 곡을 만들었을 때는 단순히 피아노 스케치에 불과했다. 그는 세 종류의 판본만 남긴 채 세상을 떠났는데, 이후 원곡의 가장 뛰어난 부분들만 뽑아내 다시 구성하고 화려한 오케스트레이션까지 더하여 오늘날의 교향시로 만든 이는 림스키 코르사코프였다. 이렇다 보니 이 곡을 과연 무소르그스키의 곡이라고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아직도 의견이 분분하다”고 밝혔다.

대구시향이 러시아 음악으로 구성된 기획연주회 ‘드라마틱 클래식, 러시아’를 오는 28일 오후 7시30분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연다. 시향은 이번 연주에서 19세기 말 러시아 음악을 이끌었던 국민악파 작곡가 무소르그스키의 ‘민둥산의 하룻밤’을 비롯해 차이콥스키의 교향곡 여섯 작품 중 가장 인기 있는 ‘교향곡 제5번’을 연주한다.

차이콥스키 음악에는 광활하고 화려한 러시아의 풍광이 고스란히 살아 있다. 그의 음악은 본질적으로는 낭만주의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러시아 민족주의적인 정서가 가득 담겨 있다.

1888년 최전성기였음에도 우울증을 앓고 있던 차이콥스키는 서유럽을 떠돌던 긴 방랑생활을 청산하고 고국으로 돌아와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이 곡을 썼다. 불과 몇 개월 만에 완성해 초연했는데, 대중이 폭발적으로 환호한 것과 달리 평론가들은 혹평을 했다.

황 지휘자는 “러시아의 광활한 풍광이 담긴 음악을 들으며 무더위를 날릴 수 있는 무대로 기획했다. 가장 러시아다운 음악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무소르그스키와 독일 낭만주의로 러시아의 정서를 표현하고자 했던 차이콥스키의 음악을 비교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053)606-6313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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