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 남은 지방선거 조기과열 조짐

  • 임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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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11-06   |  발행일 2013-11-06 제1면   |  수정 2013-11-06
경북서 금품 돌리다 적발 ‘돈 선거’ 우려 높아
단체장·의원, 출판기념회로 조기과열 조짐

내년 6·4지방선거의 열기가 달아오르면서 선거법을 위반하는 사례가 느는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선 지지자들에게 금품을 돌린 기초단체장 후보가 선관위에 적발돼 ‘돈선거’의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지방선거를 겨냥한 기초단체장과 광역의원의 출판 기념회도 잇따를 것으로 보여 지방선거 조기 과열을 부추기고 있다.

5일 경북도선관위에 따르면 내년 지방선거와 관련해 선거법 위반으로 조치된 건수가 무려 120건에 달하고 있다. 이는 2010년 지방선거를 앞둔 같은 시점에 비해 두 배 이상 많은 수치다.

경북지역의 한 군수 입후보 예정자는 군단위 당원협의회 운영위원 16명에게 240만원 상당의 쇠고기 선물세트를 돌려 선관위에 적발되기도 했다.

대구시 및 경북도선관위는 연말을 앞두고 지방선거 출마 예상자들의 불법 행위가 기승을 부릴 수 있다는 판단 아래 비상감시체제에 들어갔다.

대구지역에선 기초단체장과 광역의원 상당수가 출판 기념회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지도를 높이면서 합법적으로 정치자금을 거둬들일 수 있는 수단으로 인식돼 출판 기념회를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의 한 재선 구청장은 현재 각 부서 직원을 통해 공약 이행 상황과 재임 동안 자신이 이뤄낸 성과 등을 수집하고 있으며, 초선 구청장은 이미 원고를 마감한 상태다. 또 기초단체장 선거를 염두에 두고 있는 대구시의원 일부도 출판 기념회를 준비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기초단체장의 출판 기념회에 대한 여론은 호의적이지 않다. 인사권과 사업 허가권을 가진 단체장이 출판 기념회를 열 경우 공무원과 지역 업체 등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책값’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대구의 한 구청 공무원은 “단체장이 출판 기념회를 여는 데 참석하지 않을 공무원과 업체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단체장을 띄우기 위한 기초단체의 행태도 눈총을 받고 있다. 대구지역 기초단체가 자체 블로그,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단체장의 홍보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부 기초단체는 재정난을 겪으면서도 SNS 관리를 위해 온라인 홍보예산 명목으로 적지 않은 비용을 사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시의회와 경북도의회도 지방선거를 의식한 의원들의 행보가 두드러지고 있다. 기초단체장 선거를 둘러싼 묘한 신경전도 벌어지고 있다.

지역 정치권의 한 인사는 “현역 기초단체장이나 광역의원의 경우 공식적으로 말은 안하고 있지만, 마음은 ‘콩밭’에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임성수기자 s10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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