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약 말산업] <하> 6차 산업으로 떠오르는 승마

  • 임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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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11-28   |  발행일 2013-11-28 제13면   |  수정 2013-11-28
귀족 스포츠→생활 스포츠… 삶의 질 향상·농가소득 증대 ‘견인마’
정부, 5년간 인프라 확충·제도 개선 통한 승마산업 활성화 추진
귀족 스포츠 인식 불식 위해 학생 체험·동호인 대회 확대하고
전국 관광명소 연계·찾아가는 승마교실 등 다양한 지원도 펼쳐
전문인력 양성기관 두배 늘리고 경영난 승마장엔 컨설팅 서비스
한국마사회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학생들이 승마를 배우고 있다. 교육부와 마사회는 승마수요 확대를 위해 현재 연간 2만명 규모인 승마체험 학생 수를 2017년까지 3만명 수준이 되도록 지원을 확대하고, 토요 스포츠데이 참여 학교를 현재 37개에서 100개로 늘리기로 했다.


2011년 9월 ‘말산업 육성법’ 제정에 이어, 2012년 7월 말산업육성 종합대책이 수립되면서 국내에서도 말(馬)과 관련한 다양한 산업이 체계적 육성 시스템을 갖춰 나가고 있다. 특히 육성법 및 종합대책에 따라 농어촌지역을 중심으로 승마장 설립 기준이 대폭 완화되고, 자금 지원도 이뤄지면서 승마가 6차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국민소득 증대에 따라 성장하는 선진국형 레저산업인 승마는 농촌경제활성화, 청소년 정서함양 등 다양한 긍정적 효과를 가지고 있다. 동물(말)을 활용하는 스포츠로 국민의 삶의 질 향상과 농가소득 증대에 모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재활치료 효과가 커 게임중독 치유 등 청소년 문제에도 효과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승마는 선진국에서 이미 생활스포츠로 자리매김했으며, 국내 회원수도 2010년 2만5천명에서 2013년 4만5천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나는 등 최근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국내 승마여건은 생활스포츠로 확산되기에는 아직 부족한 부분이 적지 않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전국에 366개의 승마장이 운영중이지만, 도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이용료(시간당 5만~10만원)가 비싸 대중화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국내 승마장은 운영규모가 작고(평균 17마리), 고정 회원 고객이 적어 경영이 취약해 62% 정도가 적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용 승용말보다는 은퇴한 경주마가 활용되면서 안전문제 발생 소지가 있고, 승마지도사 등 전문인력도 부족한 실정이다. 체계적인 정보 제공이 부재한 데다 선수나 일부 동호인 중심으로 이용됨에 따라 ‘귀족 스포츠’로 인식되는 점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승마 인프라 대폭 확충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 19일 세종청사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승마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승마 산업이 일자리 창출 및 농가 소득 향상, 청소년 인성 함양, 건전한 레저문화 형성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가 크기 때문에 농림축산식품부·교육부·문화체육관광부의 협업 과제로 추진키로 했다.

이번 승마 활성화 방안은 ‘인프라 확충’과 ‘제도 개선’(농식품부), ‘수요 확대’(교육부·문체부)의 3대 분야에서 장단기 정책과제를 발굴하고, 부처 간 협업을 통해 체계적으로 승마 붐을 조성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우선, 인프라 확충을 위해 농식품부는 승마시설 확충 및 승마지도인력 양성을 통해 누구나 쉽게 승마를 즐길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승마수요 등을 고려해 도심 인접지역과 농촌지역에 차별화된 규모의 승마장을 새로 설치하고 개보수하는 것을 지원하되, 대도시 도심 및 인접 외곽지역을 우선 지원키로 했다.

도심 인접 지역은 대규모(20두 이상) 공공승마장을, 농촌지역은 소규모(3두 이상) 승마장을 설치하고, 신규설치 및 개보수 예산으로 올해 55억원, 내년 95억원을 투입해 실내외 마장, 마방, 휴게실, 훈련시설(워킹머신)을 확충한다.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서는 현재 5개인 국가 지정 말산업 전문인력 양성기관을 2017년까지 두 배로 늘리고, 국가자격시험(농식품부·문체부)을 통해 승마 지도자를 비롯한 전문가를 집중적으로 양성할 계획이다. 한국마사회, 전주 기전대, 한국경마축산고, 서귀포 산업고, 상주 용운고를 적극 활용하게 된다.

전문 승용마 육성에도 나선다. 농식품부는 올해 말까지 말산업특구 1곳을 지정하는 것을 시작으로, 2017년까지 5곳 내외를 지정하고, 조련시설도 권역별(서울권·동부권·서부권·남부권·북부권)로 설치하는 한편, 전문생산농장 육성(100개소)을 통해 연간 1천두 이상 승용마를 공급한다.



◆수요 확대 위한 세부 방안 마련

정부는 승마 활성화를 위해서는 ‘귀족 스포츠’라는 인식을 바꾸는 것이 시급하다고 판단, 승마의 교육적·문화적 효과를 체감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고, 승마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우선 학생체험을 크게 확대한다. 교육부와 한국마사회는 현재 연간 2만명 규모인 승마체험 학생 수를 2017년까지 3만명 수준이 되도록 지원을 늘리고, 토요 스포츠데이 참여 학교를 현재 37개에서 100개로 확산하는 등 승마가 학교 체육활동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유도해 나가기로 했다.

문체부는 승마 동기 유발을 위해 현재 연간 24회인 승마대회 개최 횟수를 2017년까지 30회로 하되, 일반동호인이 참여하는 대회를 최대한 늘려나갈 계획이다. 또 승마를 소년체전 시범 및 정식 종목으로 채택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승마관광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책도 제시됐다. 전국의 관광지와 승마장을 연계한(전국 승마관광 네트워크) 관광코스(트레킹코스 등) 개발을 추진하고, 도심 속 찾아가는 승마교실, 소외계층 대상 행복나눔 교실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재활승마지도사 양성과 함께 승마힐링센터를 현재 3곳에서 13곳으로 대폭 확대하는 한편, 재활승마 정착을 위한 표준화 모델도 개발한다.

한국마사회도 전국·국제 승마대회를 개최할 수 있는 승마장을 확충해 나가고, 승마장 위치 등 정보 편의 제공, 온라인 강습 신청, 승마장 맵, 승마포털사이트 구축을 통해 국민들이 승마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컨설팅 지원 등 다양한 제도 개선

정부는 승마 활성화에 장애가 되는 제도적 여건도 개선하고,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승마장에 대해서는 컨설팅을 통해 지원해 나가기로 했다.

미신고 승마장(153개소)에 대해서는 합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행정지도와 함께 개보수를 지원한다. 이용자들이 안심하고 승마를 즐길 수 있도록 승마장이 보유한 전체 말에 대해 보험가입 의무화도 추진한다.

또 승마장에 대한 컨설팅과 함께 승마장용 조사료(건초)에 대한 수입쿼터 할당을 통해 승마장 운영 여건도 개선해 나간다. 현행 한우, 젖소에만 할당되는 조사료 수입쿼터를 승용마에도 신규 적용할 방침이다.

정부는 승마 활성화를 통해 레저산업 육성, 일자리 창출, 농촌경제 활성화, 인성 함양 등 다양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현재는 1시간 승마를 즐기는 데 5만~10만원의 비용이 들지만, 2017년 이후 이용자가 200만명(현재 68만명)까지 늘어날 경우, 보다 저렴한 이용료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정부측 설명이다.

이를 통해 현재 1천800여개 규모인 승마 관련 일자리가 2017년 5천300여개(승마장 500개·승용마 1만두)로 3천500여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후방 연계 효과를 통해 농촌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란 분석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승마산업은 대표적인 6차산업으로, 직접적인 말 생산·판매뿐만 아니라 승마와 연계한 농촌 체험관광 및 도농교류에 도움을 줘 축산농가에 새로운 부업 소득이 되고, 농촌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청소년의 신체 및 정서의 균형적인 발달, 인터넷 과몰입 예방·치유에도 승마는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농식품부·교육부·문체부는 승마 활성화의 내실 있는 추진을 위해 관계부처, 마사회, 전문가가 참여하는 ‘승마발전 협의회’를 구성해 분기별로 추진 실적을 점검하고 평가키로 했다.

글·사진= 임성수기자 s01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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