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할 때 스스로 멈추고, 재출발 … 운전자가 할 일이 없네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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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1-11 08:13  |  수정 2014-01-11 08:14  |  발행일 2014-01-11 제12면
스마트한 자동차 신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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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의 ‘자동 긴급 제동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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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 봉합이 가능한 금호타이어의 ‘실란트 타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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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의 주차보조시스템//교통사고를 줄여주는 볼보의 자동제어 시스템과 타이어 펑크 등 위급상황을 해결해주는 금호타이어의 타이어 복원기술, 주차 미숙의 어려움을 덜어줄 수 있는 현대자동차의 주차보조 시스템 등이 출시돼 운전자의 안전 및 편의성을 높여주고 있다. <볼보·금호타이어·현대차 제공>

최근 출시되는 자동차는 좀 더 안전하고 편리함을 원하는 소비자의 욕구에 맞춰 각종 첨단 IT기술이 접목돼 운전자의 안전 및 편의성을 증대시킬 수 있는 ‘스마트카(Smart Car)’로 진화하고 있다. 이는 완성차와 자동차 부품 업계 역시 하루가 다르게 다양한 신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첨단 기술이 융합된 자동차는 운전자의 안전하고 편안한 주행을 보조해 주는 것은 물론 ‘무인자동차 시대’를 위한 선행 단계이기도 하다. 최근 출시돼 화제가 되고 있는 다양한 신기술을 살펴봤다.


◆ 안전을 위한 주행보조장치

전방주시 태만 등 부주의한 운전은 나이나 지역을 초월하여 전 세계적으로 주요한 사고 원인으로 지적받고 있다. 미국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따르면, 자동차 사고의 76%가 운전자의 부주의로 발생하고 있으며 운전 중 문자메시지 전송으로 인해 사고 발생 확률이 23배까지 증가한다고 한다.

이를 위해 업계는 운전자 지원 시스템을 내놓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 시장은 2017년까지 연평균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자사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기술력을 홍보하기 위해 운전자 지원 시스템을 경쟁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먼저 출시된 것은 주행보조장치다. 일정 속도를 유지한 채 달리는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업그레이드시켜 차간 거리 자동 조절은 물론 자동 정지와 재출발 기능까지 지원하는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ASCC)’은 제네시스와 K9 등 최근 출시되는 고급 세단에 적용되고 있다.

또한 제동 장치 보조 시스템으로 선행 차량의 급제동 위험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긴급 상황 시 차량을 비상 제동하는 ‘자동 긴급 제동 시스템(AEB)’도 사고를 크게 줄여줄 혁신적인 시스템으로 기대되고 있다. 자율 비상 제동장치라는 뜻의 AEB(Autonomous Emergency Braking)는 앞의 차량이 속도를 줄이거나 멈추거나 보행자 등의 장애물이 갑자기 나타나는 경우에 작동하는 안전 장비이다. 위급 상황 시 AEB는 소음이나 조명 등으로 운전자에게 경고를 주는 것은 물론 스스로 브레이크를 작동시켜서 추돌 사고를 방지하거나 추돌 시에도 피해를 최소화한다. 이런 장점으로 AEB는 유럽의 자동차 평가기관 유로 NCAP가 올해부터 안전도 평가 항목으로 정하기도 했다. 국산차량에는 K9과 제네시스에 탑재됐으며 수입차는 볼보가 이를 탑재했다.

차로 유지를 지원하기도 하는데 이는 운전석에 장착된 카메라를 통해 졸음운전으로 인한 차로이탈을 감지하거나 운전자에게 경고하는 방식이다. 상향등 자동 온·오프 기능, 충돌 위험 경고 기능 등을 갖춘 이 시스템은 LKAS라 불리며 국내에서는 만도가 이를 개발해 올해부터 보급할 예정이다.

이 밖에 전방 주시 태만을 방지하기 위한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도 보급화되고 있다. HUD는 차량 속도, 내비게이션의 기본 주행 정보 등 운전 시 필요한 주요 주행 정보를 전면 윈드실드 글래스에 이미지 형태로 투영해 운전자의 안전 운전에 도움을 주는 첨단 주행보조 시스템으로 BMW 차량에 주로 쓰이고 있다.


차로 이탈·위급상황 알려주고
버튼 누르면 스스로 주차·출차
차량 주변 360도 화면도 제공


안전성·편리함 갖춘 첨단기술
무인 자동차 시대 앞당겨


◆ 다양한 주차보조시스템

카메라와 센서 등을 활용한 주차 보조 시스템은 초보 운전자들이 어려워하는 주차 문제를 해결해준다. 특히 ‘어라운드 뷰’는 자동차를 위에서 내려다보듯 차량 주위 360도를 화면을 통해 보여주는 시스템으로 최근 출시돼 주목받고 있다. 기존 전·후방카메라와 달리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를 없애주는 이 시스템은 닛산·폴크스바겐 등 수입차 업체와 최근 출시된 제네시스에 탑재됐다. 폴크스바겐 투아렉에는 이와 유사한 ‘탑뷰’ 시스템이 적용돼 앞·뒤 범퍼 밑의 보이지 않는 장애물까지도 표시해준다.

적극적으로 주차를 보조해주는 시스템도 있다. 버튼만 누르면 자동차 스스로 주차를 하는 ‘파크어시스트’ 기능은 폴크스바겐 티구안, CC 등에 장착됐으며 평행 주차와 직각주차를 모두 지원한다. 최근에 출시된 파크어시스트 2.0은 후진 일렬 주차 상태에서 차를 빼는 기능까지 제공한다.

국산차량 중에는 현대·기아차가 관련 기술을 도입했다. 현대·기아차가 개발한 어드밴스드 주차조향 보조시스템은 평행주차와 직각주차에서 주차를 보조할 수 있게 했다. 주차모드 스위치를 작동하면 차량에 부착된 초음파 센서가 주차공간을 탐색한 후 자동으로 스티어링 휠을 제어해 주차를 보조해 준다. 고급 차종에만 도입됐으나 지난해 ‘더 뉴 아반떼’와 ‘올 뉴 소울’ 등 준중형 차량에도 탑재되기 시작했다.

국내 부품업계에서도 관련 기술 개발이 한창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무인발렛주차시스템 공동개발을 완료하고 이미지넥스트사의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 시스템(Around View Monitoring System)과 ETRI의 주차보조지원시스템 기술을 결합하여 미래 무인자동차 상용화를 위한 기술개발에 착수하기로 했다. 무인발렛주차시스템은 차량 장착센서와 도로 인프라 정보를 융합, 출발지에서 주차공간까지 차량자동유도를 통해 주차 시 불필요한 시간은 물론 이산화탄소와 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교통약자의 주차지원을 위한 기술이다. 국책과제 프로젝트인 이 연구에는 ETRI와 자동차부품연구원, 이미지넥스트 등 전장분야 핵심기술업체들이 참여했다.


◆ 액세서리도 신기술 적용

자동차의 발인 타이어는 최근 자가 회복 기능을 적용한 ‘실란트 타이어’가 출시되고 있다. 이 제품은 이물질이 타이어의 접지면을 관통했을 때 타이어 자체적으로 손상 부위를 봉합해 공기 누출 없이 정상적으로 주행이 가능한 신개념 타이어로 ‘셀프 실링 타이어(self-sealing tire)’라고도 불린다.

실란트 타이어는 일반타이어 대비 중량이 약 10% 정도 높지만 승차감과 제동성능, 핸들링 성능 및 소음 정도는 일반 타이어와 동등한 수준이다. 현재 셀프 실링 타이어는 콘티넨탈, 피렐리 등 일부 글로벌 브랜드가 시장에 제품을 출시했으며, 국내에서는 금호타이어가 처음으로 선보였다.

일반 타이어는 주행 중에 못이나 뾰족한 물질이 트레드를 관통하면 타이어 내부에 있는 공기가 누출돼 주저앉게 된다. 하지만 실란트 타이어는 젤리 형태의 실란트 층이 손상 부위로 자동적으로 이동, 자가 봉합(self-sealing)을 통해 손상 부위를 메워 타이어 공기압 누출을 막아준다.

자동차 주행 중 발생할 수 있는 펑크 등의 사고시 운전자의 안전을 보장해주는 타이어로는 런플랫 타이어와 실란트 타이어가 있다. 런플랫(run-flat) 타이어는 주행 중 펑크가 발생하면 일정 거리 주행 후 일정 시간 안에 손상된 타이어를 교체해야 한다. 이에 비해 실란트 타이어는 못과 같은 이물질에 의해 관통된 손상 부위를 자가 복원해주므로 주기적인 안전점검을 통해 타이어 수명이 다할 때까지 교체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특징이다.

금호타이어는 실란트 타이어를 고성능 프리미엄 타이어인 마제스티 솔루스 제품을 기반으로 개발했으며 6일부터 제품을 본격적으로 출시했다. 가격은 같은 사양의 일반 제품 대비 30% 정도 높다.

내비게이션도 진화했다. 현대엠엔소프트는 최신 지도 정보를 자동으로 업데이트(Incremental update)할 수 있는 신기술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이는 주행 중인 자동차 안에서 장소나 시간에 상관없이 변경된 최신 지도 정보만 부분적으로 자동 업데이트할 수 있는 기술로 세계 최초로 국내에서 개발됐다. 그동안 일본, 유럽 등 일부 기업의 개별적 기술 시도는 있었으나 주행 중 자동업데이트 및 변경된 최신 지도만 업데이트가 동시에 가능한 기술적 구현은 이루지 못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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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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