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 도서관으로…18일까지 도서관 주간

지난 8일, 김현희씨가 두 자녀와 함께 대구시립 남부도서관을 찾아 독서교육을 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이달 12일부터 18일까지는 올해 50회를 맞은 도서관 주간. 도서관의 가치와 필요성을 알리고, 도서관 이용률을 끌어올려 독서를 생활화하자는 취지다. 그럼에도 현재 대구시민의 독서량은 기대 이하 수준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1년 대구시민 1인당 연간 독서량은 12.2권으로 전국 7대 도시 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경향을 알아챈 것일까. 그간 도서관은 보유 장서를 늘려 몸집을 불렸을 뿐만 아니라, 다양하고 창의적인 문화 프로그램을 마련해 내실까지 갖췄다. 올해 도서관주간의 슬로건은 ‘도서관! 세상과의 평생 소통, 미래와의 설레는 동행’. 올해 대구지역 각 도서관은 소통과 동행이란 주제에 맞춰, 다양한 계층이 참여할 수 있는 행사를 마련한 것이 특징이다. 햇살 싱그러운 봄날, 지금 도서관은 시민을 향해 두 팔을 벌리고 있다.

우선 대구시립중앙도서관은 오는 18일까지 ‘내가 읽은 책 소개하기’ 행사를 연다. 이용자들이 서로 읽은 책을 공유하며 독서 분위기를 살려보자는 취지다. 남부도서관은 오는 19일, 동화작가와의 만남을 주선한다. ‘책은 사람을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든다-책읽기의 힘’을 주제로 채인선 아동문학가가 강사로 나선다. 같은 날 달성도서관은 동극 ‘신 놀부흥부전’을 선보인다. 남부 알강달강 아동극단이 전래동화 흥부와 놀부 이야기를 아이들의 눈높이와 현실에 맞게 각색한 게 특징이다.

다문화로의 초대도 빠지지 않는다. 대봉도서관은 16일, ‘다문화가정과 함께하는 한국전통문화체험’ 행사를 연다. 결혼이민여성에게 도서관을 알리는 한편, 한국문화 체험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에 앞서 수성구립 범어도서관도 ‘多문화 속으로 GO! GO!’라는 행사를 지난 12일 열어, 베트남과 필리핀의 문화를 소개하고, 다문화가정이 본 한국 이야기를 시민에게 알렸다.

두류도서관은 ‘영화로 떠나는 세계여행’이라는 행사를 연다. 14일부터 18일까지 계속되며, 영화를 통해 배경이 되는 나라의 문화를 간접 체험해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북부도서관은 16일, ‘뚜비 메가파워’라는 인형극을 선보이며, 서부도서관은 ‘그림책으로 만나는 아름다운 세상’이라는 행사를 15일 연다. 동구구립 안심도서관은 도서관주간을 맞아 대출정지회원이 이 기간에 도서관을 이용할 시 정상회원으로 변경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밖에 수성도서관은 권오준 생태동화작가를 초청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새의 습성을 알려주고, 새에 대한 편견을 깨뜨리며, 새와 인간의 공통점과 다른 점 등을 소개할 예정이다. 수성구립 용학도서관도 공병호씨를 19일 초청해, ‘명품 인생을 위한 성공 법칙’이라는 주제의 강연을 시민에게 제공한다.
백경열기자 bky@yeongnam.com

“도서관은 제2의 집…”

김현희씨와 두 자녀 지난해 1천58권 빌려


김현희씨(46) 가족에게 도서관은 ‘제2의 집’이다. 김씨는 초등학교 6학년생과 7살 난 두 아이의 손을 잡고 일주일에 2~3번은 대구시립 남부도서관을 찾는다. 특히 주말이면 오전 일찍 도서관 한 귀퉁이에 자리를 잡고 앉아 이곳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책에 푹 빠져 지낸 후 오후 늦게야 집에 돌아간다. 이 가족은 올해로 벌써 10년째 남부도서관을 찾고 있다. 김씨는 “걸어서 20분 거리라 찾아오기 편하다. 이곳을 찾기 위해 이사도 미뤘다”며 멋쩍게 웃었다.

이 가족의 독서량은 도서관 안에서도 손꼽힐 정도다. 그야말로 독서가 일상이 돼 버린 김씨 가족. 특히 큰아들 이준하군은 하루에 2권 이상의 책을 읽는 ‘대식가’라고 한다. 눈을 뜨면 책부터 찾고, 자기 전에도 책을 손에 들고 잠을 청할 정도다.

지난해 김씨 가족은 무려 1천58권의 책을 이 도서관에서 빌렸다. 올해 역시 428권을 빌려 소화했다고 하니 그 양이 엄청나다. 2012년 ‘책 읽는 가족’에 선정된 것도 가족의 유별난 책 사랑 때문이었다.

김씨는 “작은아이 역시 아무리 밤이 늦더라도 책을 읽어줘야 비로소 잠이 들 정도”라며 “또래들보다 확실히 사고의 수준이 높고 대화할 때도 언어 선택이 탁월하다”고 소개했다. 책의 영향일까. 이군의 꿈은 작가가 되는 것이다. 지금도 매일 일기쓰기를 통해 페이지의 한 쪽을 채우다 보니, 많은 초등학생이 어려워하는 글쓰기가 그저 즐거운 행위가 됐다.

김씨는 도서관의 콘텐츠가 무엇보다 매력적이라고 자랑한다. 책을 처음 접하는 어린이를 위한 북스타트 프로그램부터 초등학생이 참여할 수 있는 독서토론, 교육적 내용이 풍부한 영화도 볼 수 있고, 디지털자료실에서는 DVD도 빌릴 수 있다. 이 밖에 학부모와 자녀가 함께할 수 있는 행사도 더러 있다. 이에 최근 자녀와 학부모가 어린이실에 자리를 잡고 있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고 한다.

실제로 이 도서관 어린이실 대출 현황을 살펴보면, △2012년 9만2천491권 △2013년 10만461권으로 9% 정도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추세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2만5천651권이 대출 처리돼 2013년 같은 기간(2만3천946권)과 비교해 7%가량 늘었다.

경제적인 면에서도 큰 도움이 된다. 김씨는 “큰아이가 커 갈수록 책을 사주는 데 한계를 느끼기 시작했다. 도서 가격이 만만찮게 올랐기 때문”이라며 “도서관에는 무수히 많은 책이 준비돼 있어 이 부분이 저절로 해결된다”고 전했다.

김씨는 “누구나 독서가 중요한 건 알지만 실천할 수 있는 의지가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자녀와 함께 도서관을 찾아 가족의 정을 쌓을 수 있다는 점도 좋다”며 밝게 웃었다.

백경열기자 bk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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