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28개월 된 아들을 방치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쓰레기봉투에 담아 유기한 혐의로 체포됐던 아버지 정모씨(22)가 경찰조사 결과, 아들을 직접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씨는 15일 경찰조사에서 “지난달 7일 밤 11시쯤 온라인 게임을 하기 위해 집을 나서다가 아이가 잠을 자지 않아, 아들을 손으로 3차례 때린 뒤 손바닥으로 입과 코를 막아 숨지게 했다”고 진술했다.
종전까지 정씨는 경찰에 “아이를 혼자 방치한 뒤 귀가하자 아들이 숨져있었다”고 진술했지만, 모두 허위인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오전 경북대병원에서 진행된 부검에서는 위에 50㏄가량의 음식물이 발견돼 일단 굶어 죽은 것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통상적으로 장기간 방치된 채 아사한 경우, 체내 소화기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이에 죽은 A군의 위에서 음식물이 발견된 것을 이상하게 여긴 경찰이 정씨를 계속 추궁한 끝에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
한편, 경찰은 정씨를 살인 및 시신유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정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16일 오후 3시30분쯤 대구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영장이 발부되면 경찰은 정씨에 대한 수사를 10일내 완료하고,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게 된다.
박종진기자 pjj@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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