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담배 구매도 ‘보수 성향’

  • 이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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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4-16 07:49  |  수정 2014-04-16 07:49  |  발행일 2014-04-16 제16면
10년간 국산 점유율 63%···전국 평균 매년 상회
外産 담뱃값 인상도 원인
니코틴 적은 순한류 선호

대구·경북지역민들의 국산 담배 구매비율이 다른 지역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KT&G 대구본부에 따르면 대구지역의 국산 담배 점유율(4월 현재 기준)은 58.41%로 전국 52.72%보다 약 5.7% 높다. 지난 10년간(2003~2013년) 점유율을 비교했을 때도 62.82%를 기록해 전국 평균(55.53%)을 매년 상회하고 있다. 경남(61.69%)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점유율이다.

이는 지역적 특성과 관계 깊다는 분석이다. 특히 대구는 예로부터 국채보상운동 등 애국운동을 수차례 겪으며 외세와 외국 문물에 대한 거부감이 아직 남아 있고, 이것이 국산 제품 선호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KT&G 대구본부 관계자는 “대구·경북과 경남지역에서 유독 국산 담배 점유율이 높은 것은 지역의 보수적 환경과 연관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일부 국산 골프웨어와 주류업체도 지역 점유율이 다른 지역보다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역적 특성에 따른 소비자들의 선호도 차이를 파악할 수 있는 지표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외국산 담배의 가격 인상도 영향을 끼친 요인으로 풀이된다. 지역 경제 침체와 맞물려 국산 담배로 바꾼 소비자들이 늘어난 것. 실제로 ‘던힐’을 비롯해 외국산 담배들이 가격을 올리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지역의 국산 담배 점유율은 당해연도 54.37%, 2012년 56.42%, 2013년 56.49%로 점차 증가하고 있다.

담배 종류에 따른 선호도 차이도 존재한다. 지역민들은 얇고 긴 ‘슬림’ 형태의 담배를 주로 피우나 전국적으로는 ‘레귤러’ 형태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슬림 형태 담배의 지역 점유율은 0.83%로 전국 점유율 0.45%보다 2배 정도 높으며, ‘초슬림’ 형태 역시 1.12%로 전국 0.8%보다 더 많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반면 ‘레귤러’ 형태의 전국 담배 점유율은 0.69%로 지역 0.52%보다 높게 나타났다.

KT&G 대구본부 관계자는 “슬림이나 초슬림 형 담배가 타르, 니코틴 함유량이 비교적 적은 것이 많다. 지역민들이 순한 담배를 선호하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담배도 다른 제품처럼 유행을 탄다. 지난해 출시된 ‘에쎄 체인지’류 담배가 특히 지역 대학생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점유율이 높아진 영향이 있다. 앞으로 지역민들의 소비 특성에 따른 전략과 홍보를 통해 점유율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영기자 jy259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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