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웃] 체육교사 꿈 중학생 정세령군

  • 글·사진= 전영혜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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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4-23   |  발행일 2014-04-23 제9면   |  수정 2014-04-23
야구에 빠진 중1
“세월호 의로운 선생님 본받아 최선 다하는 교사 되고 싶어요”
[우리 이웃] 체육교사 꿈 중학생 정세령군

대구중학교 1학년 정세령군은 초등학교 4학년 때 리틀야구단에 들어간 후 지금까지 야구사랑에 흠뻑 빠져있다.

때로는 어린 나이에 과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고된 훈련도 힘들다는 불평 한마디 없이 모두 해내곤 한다. 누구보다 야구를 좋아하기에 야구 선수가 되지 못하면 야구 관련업이라도 하겠다는 꿈을 가져왔기에 힘든 훈련도 견뎌냈다. 그러나 정군의 꿈은 중학생이 되면서 체육교사로 바뀌었다. 야구를 좋아하지만 선수의 길을 걷기에는 시기적으로 늦었다는 판단 때문이다.

체육교사로 진로를 바꾸었지만 야구를 좋아하는 것은 물론 이전보다 훨씬 더 모범생이 됐다. 탁구나 스케이트 같은 각종 운동뿐만 아니라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다. 학급에서는 회장을 맡는 등 매사에 적극적이다.

지난 16일 세월호 침몰 사고가 났던 날 밤, 정군의 가족은 집안의 모든 난방을 끄고 이불도 펴지 않은 채 잠자리에 들었다. 정군의 어머니 남미정씨(37)는 “추위에 떨고 있을 실종된 학생들 생각이 나서 그렇게 했다”고 말했다.

남씨는 학생들을 구하려다 세상을 떠난 안산 단원고 교사들의 사망소식이 보도되자 체육교사를 꿈꾸는 정군에게 “어떤 위기상황에서도 네 자신의 목숨보다 학생들을 위해 끝까지 책임을 다하는 저런 선생이 되어야 한다”며 단단히 다짐을 주기도 했다. 정군은 “사고 소식에 마음이 아프다”면서도 “의로운 선생님들을 본받아 최선을 다하는 선생이 되고 싶다”며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수성리틀야구단 서태덕 감독(35)은 “세령이는 잠재력도 있고 늘 성실하며 또래와 달리 싫증내지 않고 꾸준히 운동을 즐긴다”며 정군의 꿈을 응원했다.
글·사진= 전영혜 시민기자 yhjun8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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