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 신공항 대안 ‘꼼수’ 경계령

  • 박종진
  • |
  • 입력 2014-07-08 07:22  |  수정 2014-07-08 09:19  |  발행일 2014-07-08 제1면
대구∼인천공항 직통 KTX, 시간단축 효과 미미
환승보다 오히려 느리거나 최대 10분 빨라
정차역 많고 요금도 더 나와 큰 장점 없어
20140708

대구에서 인천국제공항까지 직행하는 KTX가 당초 기대와 달리 시간 단축 효과가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역에 도착해 공항철도를 이용하는 것보다 최대 10분 정도 빠르고, 상황에 따라 오히려 느린 경우도 있었다.

정부 일각에서 인천공항 직통 KTX 사업을 남부권 신공항의 대안이 될 수 있다며 내세운 논리가 타당하지 않은 것이 증명된 셈이다.

7일 대구시에 따르면 동대구역~인천공항 직행 KTX는 하루 13차례(상행 6회·하행 7회) 운행된다. 상행선의 경우 평균 운행시간은 2시간53분, 하행선은 2시간46분이다.

기존 동대구역에서 서울역을 거쳐 인천공항(공항철도·급행지하철 개념)으로 이동하는 시간(2시간46분~2시간59분·환승대기 20분 포함)에 비해 단축 효과가 거의 없다. 물론 서울역에서 공항철도로 갈아타기 위해 환승하는 번거로움을 더는 장점은 있다.

하지만 인천공항 직행 KTX의 운행이 하루 6.5회 왕복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지역민이 얻을 수 있는 이점은 미미하다. 국토해양부가 인천공항 KTX 직행 사업을 추진하면서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거란 주장은 과도한 예측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인천공항 직행 KTX는 정차역이 많아 상대적으로 느리다는 단점을 안고 있다. 동대구역~서울역 사이 KTX 정차역은 1~3개인 반면 인천공항 직통 KTX의 서울역까지 정차역은 3~4개에 달한다. 정차하는 시간만큼 운행시간은 길어질 수밖에 없다.

더욱이 공항 직행 KTX는 운행정비를 위해 서울역에서 8~10분간 정차까지 해야 한다.

또 서울역~인천공항 구간은 KTX 전용철로가 없어 공항철도보다 낮은 속도로 달릴 수밖에 없다. 서울역에서 인천까지 공항철도가 43분 걸리는 반면 KTX는 47분이 소요된다.

요금 또한 일반 5만1천원, 특실 7만1천400원으로 동대구~서울역 KTX (3만9천500원·5만5천300원)와 공항열차(8천원) 비용을 합친 것보다 비싸다. 시간 단축은 물론 비용면에서도 큰 장점이 없는 셈이다. 근본적으로 수도권 이외 대구, 부산 등지의 지방민의 경우 해외여행 시 이처럼 비싼 KTX 요금을 추가 지불해야 하는 부담도 여전히 크다.

인천공항은 2020년이면 포화상태에 이른다. 2017년 3단계 터미널 확장이 완료된다고 해도 최대 수용가능 인원은 6천200만명이다.

국토부의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에 따르면 2015년 인천공항 여객 이용실적 전망은 4천600만명, 2020년 6천200만명, 2025년에는 7천8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 이상 남부권 신공항 추진을 미루면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전문가의 시각도 동일하다. 한근수 대구경북연구원 신공항정책연구팀장은 “KTX 인천공항 직행은 환승이 한 번 줄어든다는 것 외엔 대구나 부산 등 남부권에서 이용하는 데 큰 이점은 없다. 오히려 공항 리무진 버스에 비해서도 경쟁력이 떨어진다”며 “국토부의 주장과 달리 현재 수준에서 공항 직행 KTX를 신공항 추진의 대안으로 삼기엔 설득력이 크게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박종진기자 pjj@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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