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車 파업 움직임… 지역 車부품업체 ‘긴장’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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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7-08 07:48  |  수정 2014-07-08 07:48  |  발행일 2014-07-08 제15면
르노삼성·현대·기아 등 협상 타결 장기화 조짐
車 부품업체 비중 높은 지역 경제에도 타격 예상
완성車 파업 움직임… 지역 車부품업체 ‘긴장’
르노삼성자동차가 국내 완성차 업계 중 처음으로 파업을 예고하면서 대구·경북 자동차 부품 업체들이 긴장하고 있다. 특히 올해 완성차 노사는 통상임금과 정년 연장 등의 문제를 놓고 설전을 벌이고 있어 지역 업체들의 생산 차질로 인한 매출 감소가 우려된다. 연합뉴스

르노삼성자동차를 시작으로 국내 완성차 업체 노조들이 잇따라 파업에 나설 조짐을 보이면서 대구·경북 자동차 부품 업체에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역 업체들은 지난해 한국지엠의 부분파업으로 인해 2만3천여대, 현대·기아차의 파업으로 7만3천462대의 생산 차질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았기에 올해도 이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7일 르노삼성에 따르면 르노삼성자동차노동조합은 지난 2~4일 열린 조합원 총회를 통해 90.7%의 찬성률로 파업을 결정했다. 8~10일에 열리는 노사 간의 집중교섭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노조는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르노삼성 노사는 임금 및 단체협상을 위해 지난 4월부터 지금까지 총 11차례 만남을 가졌지만 협상은 타결되지 못했다.

르노삼성 측은 하반기는 주력 모델의 대량 생산에 들어가야 할 중요한 시기인 만큼 노조 측과의 대화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조기 타결은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노조는 근로조건 및 복리후생 축소를 골자로 하는 사측 제시안을 중심으로 교섭이 진행됐고 최근 사측이 승급·승호·기장 승격제도를 일방적으로 폐지한 뒤 고용안정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일방적 아웃소싱을 진행하는 등 단체협약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대자동차는 노사는 지난달 3일 임금협상을 시작한 이후 7차례에 걸쳐 교섭을 진행했지만 르노삼성과 마찬가지로 진통을 겪고 있다. 특히 통상임금 범위 판단을 위해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현대차 노사는 협상과정에서도 통상임금에서 의견 차이를 보이고 있어 타결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기아자동차와 한국지엠, 쌍용자동차도 노사가 수차례 교섭을 열었지만 아직까지 타결된 곳은 없다.

완성차들이 파업에 돌입할 경우 지역 자동차 부품 업체들은 생산 축소로 인한 매출 감소 등 적지 않은 영향을 받는 것은 물론 자동차 부품 업체 비중이 높은 지역 경제에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보인다. 지역 자동차 부품 업체들은 아직 협상 초반이라 지켜보자는 입장이지만 올해는 통상임금뿐만 아니라 정년연장이나 임금피크제, 최저시급 인상 등 현안이 산재해있어 합의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대구시 달서구의 한 자동차 부품 업체 관계자는 “환율과 내수 위축 등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시기에 파업이 예고돼 걱정이 크다. 환율로 인해 수출에서도 적지 않은 매출 감소가 예상되는데 파업이 시작될 경우 협력업체들은 생산 물량을 줄일 수밖에 없어 매출은 크게 줄어들 것”이라며 “올해 지역 부품 업체들 역시 통상임금과 정년 문제로 임금 협상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자동차 업체들이 파업에 돌입한다면 심각한 경영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금속노동조합도 통상임금 확대 등을 주장하며 22일과 8월 중 파업을 예고하면서 노동계의 하투(夏鬪)는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들 역시 통상임금 범위로 이견을 보이고 있어 조기 타결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덕화 대구경영자총협회 본부장은 “올해는 임금체계 개편 문제로 노사 갈등분위기가 고조되어 있는 상황”이라며 “완성차 업체들의 통상임금 판결을 기다려봐야겠지만 이는 무조건적으로 확대하거나 축소할 수 없는 어려운 문제다. 임금 총액을 중심으로 협상을 진행하는 등 노사 모두가 상생을 위해 한 발씩 양보하는 발전적인 관계를 보여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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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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