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달서 선사유적 사람들

  • 백승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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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7-21   |  발행일 2014-07-21 제31면   |  수정 2014-07-21
[자유성] 달서 선사유적 사람들

대구 달서구는 선사시대 유적이 유난히 많은 지역이다. 현재까지 발굴된 유적지만 모두 22곳이다. 선사유적지가 8곳이고 발굴 보존유적지가 14곳이나 된다. 선사시대 역사·문화의 보고(寶庫)라고 할만하다.

최근 달서구에 독특한 단체가 출범했다. ‘달서 선사유적 사람들’이라는 모임이다. 이 모임은 달서구청이 지역문화재를 알리고 보호하기 위해 결성한 민·관협력체이다. 회원 대부분은 이 지역 주민들로 구성됐다. ‘달서 선사유적 사람들’은 앞으로 지역의 선사유적을 알리는데 힘을 쏟는다. 지역문화유산의 가치를 알리고, 주민 스스로 문화재 보호와 관리에 동참한다. 또 역사문화자원의 스토리를 수집하고 체계적으로 정리해 관광활성화에도 기여할 예정이다. 출범한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이미 기본교육과 워크숍, 현장답사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주민이 적극적인 문화 생산자로서의 역할을 하는 셈이다.

지금까지 국내 문화는 엘리트 중심이었다. 소위 전문가라고 불리는 특정계층에 의해 생산되고 재창조되어 왔다. 한마디로 일방통행식이었다. 반면 주민들은 소극적인 문화소비자에 머물러 있다. 특정계층에서 생산한 공연이나 영화를 보거나, 혹은 전문가들이 펴낸 책을 사서 소비하는데 그치고 있다. 관광산업도 마찬가지다.

문화융성은 전문가 집단에만 맡겨놓아서는 안된다. 전문가들은 해당지역을 다른 관점에서 보는 경향이 짙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정치나 자본의 영향에 자유롭지 못한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지역사회의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문가들의 영역도 분명 필요하지만, 그 지역에서 살아가고 있는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하다. 주민들은 실제 그 지역의 최고 전문가이기도 하다.

이제 주민이 문화소비자에서 적극적인 생산자로 나서야 한다. 주민 스스로 무대를 만들고 밑그림을 그리고 색을 칠할 때, 문화는 더욱 풍성해지고 융성해지기 마련이다. 지자체에서는 그런 시스템을 구축하고 기반을 만드는데 힘을 쏟아야 한다. ‘달서 선사유적 사람들’에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백승운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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