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발생한 경북 의성군 양돈농가

  • 입력 2014-07-24 13:44  |  수정 2014-07-24 13:46  |  발행일 2014-07-24 제1면
"이래서야 어디 가축 키울 수 있겠어요"

 "이래서야 농민들이 어디 마음 놓고 가축을 키울 수 있겠습니까"


 국내에서 3년3개월여 만에 구제역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자 경북 의성군 비안면 양돈농가 인근에 거주하는 농민과 주민들이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돼지 구제역이 확인된 농장은 비안면 장춘리 진재라는 골짜기에 있다.


 진재 입구에서 약 1㎞ 떨어진 곳에 위치한 양돈농가는 계곡을 끼고 외따로 떨어진 곳이어서 다행히 인근에 다른 축산·양돈 농가는 없다.


 하지만 구제역 의심신고가 접수된 23일 오후부터 진재에 방역 차량과 인력이 몰려들고 조용하던 골짜기가 소란스러워지자 주민들은 삼삼오오 모여 걱정어린 눈빛으로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진재 입구에 5~6채의 민가만 덩그러니 있을 정도로 조용한 동네여서 주민들의 눈빛은 한층 더 불안해 보였다.


 진재 입구에 배치된 방역차량이 이따금씩 오가는 방역 및 살처분 인력들을 대상으로 소독분무액을 살포할 때마다 마을의 정적이 흐트러지곤 했다.


 마을 토박이라고 밝힌 심점도(78)할머니는 "말로만 듣던 구제역이 우리 마을에서 발생했다니 찜찜한 마음이 앞선다"면서 "구제역이 소에게도 전염될 수 있다고 하는데 가축 기르는 사람은 잠도 못 잘 지경"이라며 혀를 찼다.


 또다른 주민 김상수(69)씨는 "이런 일이 벌어지면 소고기나 돼지고기 수입이 늘어날 것이 뻔하고 그렇게 되면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 양돈·축산 농가는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인근 양돈·축산 농업인들은 행여나 구제역 불똥이 튀지 않을까 두려움이 앞서는 표정이었다.


 구제역이 발생한 양돈농가로부터 약 10㎞ 떨어진 곳에서 소 100여마리를 키우는김모(53)씨는 "구제역이 바로 코 밑에서 터졌다는 소식을 듣고 밤새 뜬눈으로 지새우다시피했다"면서 "방역 당국이 소독을 철저히 하고 원인을 철저히 규명해서 더 확산되는 일이 없도록 해줬으면 좋겠다"고 간절한 마음을 표했다.


 김씨는 "구제역은 소에게도 전염될 수 있는 것으로 아는데 혹시나 전염될까 걱정이 많다"고 덧붙였다.


 장춘1리 차경수(58) 이장은 "이장으로서 우리 마을에 이 같은 일이 벌어진데 대해 무거운 마음을 억누를 길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대도시 소비자를 대상으로 돼지고기 판로 확보에 힘써온 의성군도 곤혹스럽기는마찬가지다.


 우남구 의성군 마케팅팀장은 "대구와 부산지역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서 앞다퉈 의성 마늘 포크 돼지고기 판촉 행사를 요청한 상태인데 이번 일로 악영향이 있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10년 11월 전국을 강타한 구제역의 발원지로 알려진 경북 안동시는바로 옆 의성군에서 구제역이 발생하자 유난히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시 안동에서만 1천200여 축산농가에서 소 3만5천여 마리와 60여 양돈 농가에서 돼지 10만여 마리 등 모두 14만4천여 마리의 소나 돼지를 살처분했다.


 안동시는 방역차량 3대를 동원, 자체 방역이 어려운 소규모 농가를 돌며 순회 방역조치를 하고 방역초소도 설치키로 했다.


 이밖에 안동시는 부시장 주재로 축산단체협회, 축협, 사료공장, 수의사회 관계자 등이 참여하는 긴급방역협의회도 열고 대책 마련에 부심하는 모습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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