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화의 패션스토리] 여름 남성복 트렌드

  •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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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7-25   |  발행일 2014-07-25 제40면   |  수정 2014-07-25
한여름 찜통더위에 웬 가죽과 울?…이유 있었네
20140725

드디어 접어든 장마철. 전국에 폭염 주의보가 내려지고 시시때때로 들려오는 비 소식에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매일 아침 ‘오늘은 뭘 입어야 할까’라는 고민에 빠져든다. 특히나 여성복보다는 소재나 디자인 면에서 제한적인 남성복. 하지만 올여름, ‘신사는 땀을 흘리지 않는다’라는 설과 함께 스마트한 소재와 시원한 패션 아이디어로 고온다습한 여름을 현명하게 보낼 수 있도록 디자이너들은 매우 심혈을 기울인 듯하다.


캘빈 클라인의 테크-메시 소재

수년간 캘빈 클라인 남성복의 수장을 맡아온 이탈리아 출신 디자이너 이탈로 주첼리는 늘 하이브리드 소재에 관심이 많았다. 그 결과 이번 시즌 런웨이에 줄줄이 등장한 모델이 입고 나온 아이템은 다름 아닌 테크-메시 원단이었다. 아주 작은 구멍이 촘촘히 뚫린 소재로, 통풍이 잘되고 땀을 신속히 식히는 데 한몫을 한다고 하여 주로 운동복이나 등산복에서 볼 수 있었던 소재다. 하지만 올 시즌 여성복에서도 크게 히트쳤던 네오프렌 소재와 패치워크를 통해 밋밋하지 않고 좀 더 구조적인 디자인으로 선보인 캘빈 클라인 맨즈 2014 S/S의 스웨트 셔츠와 블루종은 브랜드 특유의 도시적인 느낌과 세련된 남성의 기운이 느껴진다. 기성복에서는 볼 수 없었던 소재를 사용하고 청량한 느낌의 블루 톤의 채도가 각각 다른 컬러들을 적절히 매치함으로써 기능성은 물론이고 스타일까지 놓치지 않았다는 찬사를 받았다.


구찌의 하이-테크 가죽 소재

이런 찜통더위에 웬 가죽? 생각만 해도 덥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기 일쑤일 것이다. 하지만 올여름, 구찌는 하이-테크 레더를 사용함으로써 일반적인 여름 컬렉션에 새로운 도전장을 냈다. 하이-테크 레더는 두께가 아주 얇은 소가죽과 네오프렌 질감의 폴리포플린을 덧대어 마치 하나의 원단처럼 재탄생시킨 새로운 원단이다. 베이지 톤의 부드러운 느낌의 가죽 질감과 은은한 반짝임, 그리고 내부의 형광색 네온 컬러의 폴리포플린의 조화는 땀에도 쉽게 젖지 않는 방수성과 스타일이 적절히 잘 어우러졌다. 일반 가죽에 비해 얇은 데다가 달라붙을 일도 없어, 가을·겨울 소재로만 취급되어 왔던 가죽 소재를 이젠 한여름에도 입을 수 있게 된 발판을 마련해 준 셈이다.


듀퐁의 스노 코튼 셔츠

무더운 날씨가 지속될수록, 갖추어 입는 의상보다는 헐렁하고 통풍이 수월한 캐주얼 의상을 선호하게 된다. 푹푹 찌는 여름 날씨에 셔츠 단추를 전부 채웠을 때의 답답함이란 보는 사람도, 입는 사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신사적인 이미지와 비즈니스 남성의 세련미가 상징인 S.T 듀퐁은 이미 그 해결책을 내 놓았다. 일반 섬유보다 표면적이 넓고 성글게 짜여져 수분 건조와 배출이 쉬워진 쿨맥스 원단을 개발하여 전 세계 남성의 사랑을 꾸준히 받아오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올해 새롭게 내놓은 스노 코튼 시리즈는 천연 코튼 소재에 S.T 듀퐁만의 특수한 기법을 이용하여 이름에 걸맞은 쿨링 효과와 통기성 또한 자랑한다. 무더운 여름에 땀을 흘려가며 셔츠 단추를 채워야하는 도시 남성들에게 있어서 매우 똑똑한 아이템이 아닐 수 없다.


폴 스미스의 쿨 울 슈트

앞서 언급했던 구찌의 가죽 소재와 함께, 한여름에 울 소재는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공식이다. 하지만 남성 슈트 패션의 대부라고 할 수 있는 영국 디자이너 폴 스미스는 여름에도 착용 가능한 새로운 울 소재를 탄생시켰다. 여름철 태양빛이 강하게 내리쬐는 실외와 에어컨 바람으로 실내에서 함께 입을 수 있는 슈트 소재를 고민하고 있었던 그는, 촉감이 부드러운 메리노 울을 초경량 원단으로 얇게 짜서 천연 섬유와 흡사한 자연스러운 통습효과와 수분 흡수력을 기대할 수 있는 여름용 울을 개발했다. 한편 소재의 단단한 조직감 덕분에 오래 앉아 있어도 주름이 잘 지지 않아, 세계 곳곳으로 장시간 비행을 해야 하는 비즈니스 맨들에게는 청량함과 스타일을 둘 다 유지해 주는 일석이조의 아이템이라 할 수 있다.

패션저널리스트 mihwacc@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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