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무궁화

  • 이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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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7-26   |  발행일 2014-07-26 제23면   |  수정 2014-07-26
[자유성] 무궁화

7월의 강렬한 햇볕 속에 여름 기운을 가득 받은 우리나라의 국화(國花) 무궁화가 예쁜 꽃망울을 활짝 터트리고 있다. 무궁화는 높이 2~4m까지 자라는 낙엽관목으로 꽃은 7월부터 피기 시작해 광복절 전후 절정을 이루고 초가을까지 이어진다. 그래서인지 한 나무에서 무려 3천여 송이까지 꽃을 피운다고 한다.

무궁화는 예부터 우리의 삶과 같이해 왔다. 가장 오래된 기록은 중국 춘추전국시대 지리서인 ‘산해경’에 우리나라에 훈화초(무궁화)가 있다고 적혀 있다. 일제강점기 때 일본은 우리 민족의 상징인 무궁화를 우리 민족과 떼어놓기 위한 다양한 흉계를 꾸몄다. 무궁화를 보기만 해도 눈병이 나고, 손에 닿기만 해도 부스럼이 생긴다고 유언비어를 퍼트리는 것은 물론, 불태우고 뽑아 없애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도 무궁화는 민족이 힘들 때, 나라가 어려울 때 늘 우리 곁에 있으면서 희망과 용기를 주었다.

하지만 무궁화에 대한 사랑이 옛날 같지 않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꽃 축제의 타이틀을 벚꽃 축제에 내준 지 오래다. 제주도부터 서울까지 벚꽃 개화 시기에 맞춰 열리는 크고 작은 벚꽃 축제가 50개 넘는다고 한다. 제주 왕벚꽃축제, 화개장터 벚꽃축제, 진해 군항제, 김제 모악산 축제, 서울 영등포 여의도 봄꽃축제, 송파구 석촌호수 벚꽃축제, 강원도 경포대 벚꽃 축제 등. 우리 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팔공산 벚꽃축제, 경주 벚꽃축제 등이 있다.

그렇지만 무궁화축제는 손에 꼽힐 정도다. 포항 기청산식물원의 무궁화축제, 경기 가평 아침고요수목원 무궁화 축제, 강원 홍천 나라꽃 무궁화 축제 등이 있다. 벚꽃축제에 비하면 너무나 적다.

꽃이나 축제 자체를 두고 좋고 나쁨을 논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무궁화가 국민들에게 좀 더 친근하게 느껴질 수 있도록 무언가 변화는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바람이다.

‘꽃 중의 꽃 무궁화꽃 삼천만의 가슴에/ 피었네 피었네 영원히 피었네’라는 대중가요 가사처럼 무궁화가 국민 개개인의 가슴에 한 송이씩 예쁘게 피기를 기대해 본다. 이지용 사진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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