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균은 ‘깃털’…키는 차남 혁기·장녀 섬나가 쥐고 있어

  • 입력 2014-07-28 07:21  |  수정 2014-07-28 10:36  |  발행일 2014-07-28 제4면
아직 갈 길 먼 ‘세월호 수사’
유씨 일가 범죄규모 2천400억 중 대균씨 혐의는 99억 수준
檢 경영개입 규명 주력…美 도피 측근 김필배도 수사 몸통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사망)의 장남 대균씨가 세월호 참사 이후 3개월여 만에 검거되면서 한동안 지체된 유씨 일가의 횡령·배임 혐의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제 속도를 낼지 관심이 쏠린다.

그러나 상당 기간 예술가로 활동해 온 대균씨가 일가의 경영 비리에 실제 어느 정도 개입했는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검찰은 유씨의 차남 혁기씨(42)가 부친의 측근들과 함께 계열사 비리를 주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대균씨는 이번 수사의 ‘깃털’에 불과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27일 검찰에 따르면 대균씨에게 현재 적용된 죄명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배임이다. 혐의 액수는 99억원이다.

대균씨는 부친인 유씨 및 송국빈 다판다 대표이사(62·구속기소) 등과 공모해 일가의 다른 계열사로부터 상표권료와 컨설팅 비용을 지급받는 등의 수법으로 99억원 상당을 빼돌리거나 회사에 손실을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초 대균씨의 혐의 액수는 56억원 상당으로 알려졌지만 검거된 이후 검찰 조사과정에서 청해진해운으로부터 35억원 상당을 빼돌린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는 등 99억원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지금까지 검찰이 밝혀낸 유씨 일가의 횡령 및 배임 혐의 액수만 봐도 대균씨 혐의는 ‘곁가지’에 불과하다. 유씨 일가가 저지른 횡령·배임 범죄 규모는 총 2천400억원이다. 이미 사망한 유씨가 1천291억원으로 가장 많고 혁기씨와 장녀 섬나씨(48)가 각각 559억원과 492억원이다.

대균씨의 99억원과 비교하면 혁기씨나 섬나씨의 범죄 혐의 액수가 각각 5배가량 많다.

사실상 혁기씨와 섬나씨가 일가의 경영비리에 핵심적인 역할을 맡아왔던 것으로 추정된다.

검찰도 수사 초기부터 혁기씨를 부친의 경영 승계자로 보고 우선 수사 대상에 올렸다. 유씨 일가 중 가장 먼저 소환 통보한 것도 혁기씨였다.

이미 기소된 계열사 대표 8명 중 일부는 첫 재판에서 혁기씨와 김필배 전 문진미디어 대표(76)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 송 대표 등 기소된 측근 8명의 공소장에 적시된 거의 모든 범죄 혐의에 유씨와 혁기씨 외 김 전 대표가 공범으로 등장한다.

또 대균씨가 젊은 나이에 한때 촉망받는 조각가로 활동해 온 점으로 미뤄 일가 소유 계열사 경영에 직접 개입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검찰은 현재 대균씨의 경영 개입 여부를 혐의 입증의 가장 중요한 열쇠로 보고 있다.

대균씨는 부친으로부터 경영 후계자로 낙점받은 동생과 달리 재력 있는 종교지도자의 아들로서 자유분방하게 살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대구 계성중학교에 다닐 때 유도선수였다가 경북대 조소과에 입학하며 조각가가 됐다.

검찰이 대균씨를 상대로 나머지 유씨 일가의 범죄사실을 밝혀내는 데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검찰이 혁기씨, 섬나씨, 김 전 대표의 신병을 확보하지 못하고서는 애초 이번 수사의 핵심 중 하나인 세월호 실소유주 일가 처벌과 책임재산 환수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혁기씨는 미국에서 도피 생활 중이고 프랑스 당국에 체포된 섬나씨는 범죄인 인도절차가 지연되고 있어 수사가 완결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