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교육] 부모는 자녀의 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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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7-28 07:48  |  수정 2014-07-28 07:48  |  발행일 2014-07-28 제15면
[행복한 교육] 부모는 자녀의 거울

학교에서는 시험 감독 요원으로 학부모 명예감독을 위촉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엄정한 평가를 위해서다. 학부모로 하여금 학교와 학생들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학교를 찾아오기 어려운 학부모들은 담임교사와 상담 시간을 확보할 수 있기도 하다.

학부모들의 이런 활동에 대해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금전적으로 보상하기 어렵다. 그래서 고맙게 생각하는 것은 물론, 봉사활동 시간으로 인정하고 있다. 교육 공동체끼리의 바람직한 협력적 관계를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다.

그런데 일부 학교에서 학부모들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기 시작했다. 학부모의 인식과 태도가 비교육적인 모습을 더러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학교에서는 명예감독으로 참여하는 학부모들의 방을 따로 제공하고 있는데, 학부모들이 돌아간 뒤 그 방은 마치 전쟁을 치른 뒤처럼 어질러져 있다고 한다. 어떤 학교에서는 업무 담당 교사가 시작 종이 울린 후 복도를 다니며 종이컵을 수거하는 것이 일이 되었다고 한다. 학부모들이 음료를 마시고 교실에 들어가면서 빈 컵을 복도에 버려두기 때문이란다.

학교는 교육기관이고, 모든 활동이 학생, 교직원들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학생들에게 올바른 기본 생활 습관을 지도하기 위해 애쓰는 곳이다. 쓰레기나 휴지를 함부로 버리지 않도록 매일 지도한다. 어떤 환경에서라도 정리·정돈하고 남을 배려하는 행동을 하도록 교육한다.

일부 학부모들은 학교도 일반 커피숍처럼 생각했던 모양이다. 커피숍에서야 아무렇게나 두면 직원들이 치운다. ‘셀프 서비스’라는 이름으로 손님에게 가져가게 하고, 치우게 하는 곳도 많이 생겼지만 지불한 커피값에 수거 비용도 포함되어 있으니 당연하다.

그 문제보다 교직원들의 생각은 학생 교육이라는 데 초점을 맞춘다. 학생들은 부모의 생각과 태도를 배운다. 자신이 머물던 자리를 아무렇게나 하는 것도 배우고, 복도 한쪽에 종이컵을 버리는 것도 배운다. 그런 인식이 부족한 부모들이 늘어나는 것과 기본 생활 습관 교육이 필요한 학생이 늘어나는 것의 관계에 주목한다.

부모는 자녀의 거울이다. “나는 ‘바담풍’ 해도 너는 ‘바람풍’ 하라”는 말은 옛말이 되었다. 부모가 모범을 보여야 자녀도 따라 한다. 가정이 1차적인 학교다. 부모의 언행이나 가족 관계, 가정의 분위기 등은 학생들에게 가장 먼저 습득되어 내재화된다.

2차적인 학교는 마을이다. 마을에서 만나는 많은 어른들이 또 다른 교재며 교사다. 마을의 특성과 풍토는 학생들의 생각과 태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이런 생각을 하면 할수록 부모의 역할이 중요함을 알 수 있다. 요즘은 부모도 자녀를 위해 노력하며 살아야 한다. 올바른 자녀 교육은 부모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박정곤 <대구 서재중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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