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생존 단원고 학생, 안산서 첫 증인신문 “해경 손닿는 거리서 바라만 봤다”

  • 입력 2014-07-29 07:26  |  수정 2014-07-29 07:26  |  발행일 2014-07-29 제7면
세월호 생존 단원고 학생, 안산서 첫 증인신문 “해경 손닿는 거리서 바라만 봤다”
‘세월호 참사’ 생존학생들이 승무원 재판에 증인으로 나서기 위해 28일 오전 경기도 안산 수원지법 안산지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세월호 승무원에 대한 재판에서 생존 학생들은 사고 당시 선실에서 빠져나와 비상구로 이어지는 복도에서 구조를 기다렸지만 승무원이나 해경으로부터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생존 학생들은 자신들이 빠져나온 직후 비상구에 파도가 덮쳐 나머지 학생들이 배 안쪽으로 휩쓸렸다며 승객을 버리고 먼저 탈출한 승무원들을 엄벌에 처해달라고 호소했다.

28일 수원지법 안산지원에서 광주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임정엽) 심리로 열린 이준석 선장 등 세월호 승무원 15명에 대한 공판에서 단원고 생존 학생 6명이 처음 증인으로 나서 사고 당시 상황을 진술했다.

세월호 4층 선미 쪽 왼편 SP1 선실에 머물던 A양은 “선실에서 나와보니 비상구로 향하는 복도에 친구들 30여명이 줄을 선 채로 구조를 기다리고 있었다"며 “구조대가 오지 않아 한 명씩 바다로 뛰어들었는데 내가 뛰어든 뒤 파도가 비상구를 덮쳐 나머지 10여명의 친구들은 빠져나오지 못했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A양과 같은 선실에 있던 B양 등 4명도 친구들끼리 도와 A양과 같은 방법으로 탈출했고 이 과정에서 승무원의 도움은 전혀 없었다고 증언했다.

B양은 “손 뻗으면 닿을 거리에 있던 고무보트에 탄 해경은 비상구에서 바다로 떨어진 사람들을 건져 올리기만 했다"며 “비상구 안쪽에 친구들이 많이 남아있다고 말했는데도 가만히 바라보기만 했다"고 진술했다.

생존학생에 이어 증인으로 나온 일반인 생존자 D씨는 “3층 안내데스크에 있다가 바다로 뛰어내렸는데 일부 학생은 높은 곳에서 뛰어내려야 한다는 공포심에 배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것 같다"며 “여학생 3명의 눈빛을 잊을 수 없다"고 괴로워했다.

공연을 위해 세월호에 탔다가 사고가 나자 조타실로 이동해 일부 승무원과 함께 탈출한 필리핀 가수 부부는 “선장이 승무원들에게 구명조끼를 입힐 것을 지시했지만 조타실에 있는 동안 어떠한 방송도 듣지 못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앞서 재판부는 생존학생들이 미성년자이고 대부분 안산에 거주하며 사고 후유증으로 장거리 이동이 어려운 점을 고려해 지난달 24일 그동안 재판이 열린 광주가 아닌 안산에서 재판을 열기로 결정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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