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도시선 철거하는데…” 대구시 고가도로 정책 역주행 논란

  • 박종진,손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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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7-30 07:17  |  수정 2014-07-30 08:27  |  발행일 2014-07-30 제3면
“주민 피해·미관 저해…득보다 실이 더 많다”
교통전문가 “신설은 외곽지역 한정해야”주장
서울은 매년 1곳씩 철거, 차량 평균속도 향상
20140730
29일 대구 동구 효목동 수협네거리와 신암동 큰고개오거리를 잇는 상동고가도로(점선 안) 건설 현장. 2009년 6월 착공한 성동고가도로는 현재 4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대구의 고가도로 정책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다른 도시의 경우, 고가도로를 줄이는 데 반해 대구시는 오히려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고가도로 신설 공사를 둘러싼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는 차량 통행량 분산을 위한 불가피한 사업이란 입장이지만, 인근 지역 주민들은 소음과 부진, 일조권 침해 등을 호소하고 있다.

1969년 준공된 동대구역 고가도로를 시작으로 대구에는 지금까지 모두 21개의 고가도로가 놓여졌다. 이 가운데 율하·안심·파동 고가도로는 최근 준공됐다.

반면 서울시는 꾸준히 고가도로를 줄이는 정책을 펴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20일 약수고가도로를 철거하는 등 2002년부터 매년 1개꼴로 고가도로를 없애고 있다. 2000년대 초 100여개에 달하던 고가도로가 7월 현재 84개로 줄었다. 특히 서울시가 원남·미아·혜화 등 11개 고가도로를 철거한 뒤 차량 흐름을 분석한 결과, 9개 지역에서 차량 평균 속도가 오히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전문가들은 원활한 교통 흐름을 위해 신설되는 고가도로는 외곽지역에 한정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도심의 경우 우회도로나 교통신호 체계 등으로 보완이 가능하고, 운전자들의 학습효과로 인해 교통량을 어느정도 분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인근 주민들이 겪는 피해와 도시 미관 저해 요인을 고려하면 득보다 실이 많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대구지역에서는 고가도로 건설과 관련해 각종 파열음이 터져나오고 있다. 동대구역세권 개발사업에 포함된 성동고가도로 건설 현장 인근 상인들은 29일 공사에 따른 대책 마련을 대구시에 촉구했다. 공사가 시작되면 정상적인 영업이 어렵다며 현실적인 대안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성동고가도로 예정지 인근에서 차량 선팅업을 하는 유형우씨(36·동구 신암4동)는 “지금도 상권이 활성화되지 않아 단골이나 출장고객을 통해 겨우 먹고 사는데, 공사가 시작되면 차량진입이 불가능해 아예 장사를 못한다”며 “다른 곳으로 이전해야 하는데 점포도 나가지 않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대구시는 성동고가도로의 경우 건설 구간에 철로가 있어 고가도로 건설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입장이다. 상동고가도로는 동구 효목동 수협네거리와 신암동 큰고개오거리를 잇는 구간으로, 동대구복합환승센터 완공시 발생할 주변도로 혼잡에 대비해 건설중에 있다.

뿐만 아니라, 4차순환로 개설을 위한 파동고가도로 신설 당시에도 주민들의 반발이 빗발쳤다. 반대 여론에도 공사가 진행되자 주민들은 일조권 등을 침해당했다며 대구시와 고가도로 시행사인 대구남부순환도로<주>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 지난 2월20일 원고 일부 승소판결을 받았다.

동구청 교통과 관계자는 “성동고가도로의 경우 환경의 특수성 때문에 고가교로 지어질 수밖에 없지만, 도시미관과 주민피해 등을 고려할 때 도심지역의 고가도로는 장기적으로 없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효목·복현 고가도로의 경우 교통신호 체계 개선 등으로 충분히 고가도로를 대체할 수 있다. 다만 도심 외곽의 경우에는 전체적인 교통량 분산을 위해 고가도로가 어느 정도 필요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박종진기자 pjj@yeongnam.com

■ 2000년 이후 준공된 대구시 고가다리 현황 (단위 m)
시설명 위치 연장 준공일
서변 고가다리 북구 서변동 9 750 2000년 8월
태전 고가다리 북구 태전동 21~24 340 2003년 4월
연호 고가다리 수성구 연호동 28.9 410 2002년 8월
황금 고가다리 수성구 황금동 16.4 240 2003년 8월
율하 고가다리 동구 율하동 20.24 406.3 2011년 7월
안심 고가다리 동구 율하동 20.24 390 2013년 1월
파동 고가다리(범물방향) 수성구 파동 13.5 795 2013년 5월
파동 고가다리(상인방향) 수성구 파동 13.5 129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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