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검장 음란혐의 현행범으로 체포된 사연은

  • 입력 2014-08-16 14:46  |  수정 2014-08-16 14:46  |  발행일 2014-08-16 제1면
경찰, CCTV 확보해 범죄행위 여부 정밀분석중

현직 지방검찰청의 수장이 음란행위 현행범으로체포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진 가운데 경찰이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 정밀 분석하고 있다.

 당사자인 김수창(52·사법연수원 19기) 제주지검장은 경찰이 음란행위를 한 사람과 옷차림이 비슷한 자신을 오인해 벌어진 일이라며 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사건을 재구성하면 이렇다.
 16일 제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여고생 A(18)양이 12일 밤 집으로 돌아가던 중 제주시 중앙로(옛주소 제주시 이도2동) 인근 한 분식점 앞에서 한 남성이 술에 취해바지 지퍼를 내리고 음란한 행위를 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여학생은 겁을 먹고 이모와 이모부에게 전화를 걸어 "무서워서 집에 못가겠다.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부탁했다.
 전화를 받은 이모부는 12일 오후 11시58분께 112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제주동부경찰서 오라지구대 소속 김 모 경위 등 2명은 바로 순찰차를 타고 출동, 분식점 주변을 돌았다.
 경찰은 분식점 앞 테이블에 앉았던 남성이 순찰차가 다가가자 자리를 뜨면서 빠른 걸음으로 10여m를 이동하는 것을 보고 도주하는 것으로 판단, 남성을 붙잡았다.


 김 경위 등은 "얼굴은 확실치 않은데 옷차림이 비슷하다"는 신고 여고생의 말을듣고 13일 오전 0시 45분께 분식점 인근에서 김 지검장을 음란행위를 한 혐의(공연음란)로 체포했다. 당시 김 지검장은 파란색 상의와 흰색 바지 외출복을 입고 있었으며 체포된 곳은 제주지검장 관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다.

 당시 출동했던 경찰은 애초 알려진 것처럼 김 지검장이 만취 상태에서 바지 지퍼를 내리고 성기를 꺼내는 모습을 봤다는 112 신고와는 달리 "술에 취한 것 같지는않았다"고 말하고 있다.

 김 지검장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이름 대신 동생의 이름을 말했다가 지문조회 결과 신원과 지문이 다르게 나오자 나중에 스스로 이름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유치장에서 밤을 보낸 뒤 오전에 풀려났으며 경찰이 음란행위를 한 사람과옷차림이 비슷한 자신을 오인해 벌어진 일이라며 혐의를 극구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사건을 경찰청 여성청소년과 성폭력수사대에 넘겨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성폭력수사대는 남성이 분식점 앞에서 음란행위로 보이는 행동을 하는 것이 찍힌 폐쇄회로 TV 영상을 확보, 그 남성이 김 지검장이 맞는지를 정밀분석하고 있다.


 김 지검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다 알고 있는 사실지만 난 술을 좋아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산책하는걸 좋아한다"며 "관사 근처를 걸어가는데 갑자기 경찰이 차를 세워 붙잡았고 결국 조사까지 받게 된 것이다. 술에 취한 상태도 아니었고 음란행위를 하지도 않았다. 대검찰청 감찰본부에서 확인 중이니 곧 진상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신분을 밝히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제주지검장이 입건됐다는 내용이 알려지면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망신을 당할 수 있어 그렇게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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