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車 파업…대구·경북 협력사 ‘직격탄’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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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8-25 07:36  |  수정 2014-08-25 07:36  |  발행일 2014-08-25 제12면
임금협상 결렬로 부분 파업…22일 하루 620억원 피해
추석 앞둔 지역 부품업체 “매출 손실 불가피” 전망

통상임금 문제로 사측과 첨예한 대립을 벌였던 현대·기아자동차 노조가 결국 파업에 돌입했다.

24일 자동차 산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자동차 노조는 지난 22일 오후 올해 임금협상 결렬을 이유로 파업을 시작했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이날 오전 7시에 출근한 조합원들이 오후 1시30분부터 2시간 동안, 오후 3시30분에 출근한 조합원 1만여명이 밤 10시10분부터 2시간 부분 파업했다. 전주와 아산공장의 조합원들도 이날 2시간 부분 파업을 벌였으며 조합원 대부분은 23일 예정된 잔업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자동차 노조 역시 전 공장에서 오전·오후 각각 2시간씩 부분 파업에 동참했다. 기아차는 이날 공시를 통해 “자동차 제조, 정비·판매가 부분 파업으로 인해 중단됐다. 전차종의 부분적 생산 차질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는 2012년부터 3년 연속 파업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2012년 13만대, 지난해 7만3천여대의 생산차질을 빚은 현대·기아차는 지난해에만 매출 손실액이 1조5천억원에 달했다.

이들의 파업으로 인한 피해금액은 22일에만 62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시에 따르면 현대차는 22일 하루 2천100여대의 차를 생산하지 못했으며 생산손실액은 400억원에 이른다. 기아차도 1천300여대·220억원 정도의 생산손실이 발생했다. 예정된 특근과 잔업이 포함될 경우 손실액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번 파업으로 현대·기아차에 부품을 납품하는 대구·경북 협력업체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파업으로 생산량이 줄어 완성차의 재고가 일정부분을 넘어선다면 해당 라인을 중단시키거나 최악의 경우 휴업할 수밖에 없는 등 완성차와 같이 피해를 받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경우만 해도 파업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1차 협력사는 40여개이고 2·3차는 500여개 정도다. 지역에서도 1·2차 협력업체들로 구성된 현대·기아차 협력회 대구·경북분회에 소속된 업체만 43개에 이른다.

대구지역 한 자동차 부품업체의 관계자는 “추석을 앞두고 자금사정을 걱정해야하는 상황에서 파업은 타격이 크다. 우리 업체 역시 일부 매출 손실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직원들 역시 추석을 앞두고 잔업과 특근 수당이 줄어들 수밖에 없어 사기 저하도 우려되고 있다. 조기 타결만을 바라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노사 협상이 추석 이전 마무리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경우 현대·기아차의 생산 피해 규모는 5만대 정도다. 현대차는 25~26일 이틀간 집중교섭을 벌일 예정이며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26일 회의를 쟁의대책위원회를 거쳐 파업 수위를 점차 올릴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는 29일 제16차 본교섭을 열 계획이지만 교섭 전 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금속노조 파업 참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금속노조는 27일 4시간 부분파업, 29일 전면파업에 들어갈 방침이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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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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