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 포도농가 가을장마에 울다

  • 배운철,유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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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8-27 07:10  |  수정 2014-08-27 07:10  |  발행일 2014-08-27 제1면
수확기 앞두고 비 피해…알 쩍쩍 갈라져
비온 후 고온탓 고추는 탄저병 창궐 우려
영천 포도농가 가을장마에 울다
영천 포도밭에서 한 농민이 열과현상으로 알이 갈라져 썩고 있는 포도송이를 가리키고 있다. 유시용기자 ysy@yeongnam.com

이례적인 가을장마 영향으로 수확기를 맞은 농작물에 피해가 확산되고 있어 농민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전국 최대 포도 주산지인 영천지역 포도농가들은 수확기를 앞두고 열과(裂果) 피해 확산을 우려하고 있다.

영천지역에는 최근 10여일간 내린 비로 인해 포도 알이 쩍쩍 갈라지는 열과 피해를 호소하는 재배농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열과에 약한 포도품종인 거봉과 캠벨에서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

비가 그친 26일 영천시 화남면 한 거봉재배 포도농가에선 열과 피해를 입은 포도알을 솎아내는 작업에 분주했다.

1천900여㎡에 거봉을 재배하는 한 농민은 “아직은 열과 피해가 크지 않지만 일조량이 늘어나고, 기온이 상승하면 그 피해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걱정했다.

금호읍 지역에도 거봉, 캠벨 품종을 중심으로 열과현상이 나타나 농민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정윤식 금호농협 조합장은 “열과현상은 전염속도가 빨라 초기대응 시기를 놓치면 한 해 농사를 포기해야 한다. 뾰족한 대책이 없어 조기 수확을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도농가들도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열과 현상을 보이는 포도 알을 솎아내고 있지만, 워낙 전염성이 강한 탓에 애만 태우고 있다.

재배농민들은 성숙기에 잦은 비로 포도송이의 착색이 부족한 데다 당도 역시 약해 조기 수확도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김모씨(금호읍)는 “갈라진 포도 알을 솎아내고 나면 포도송이가 듬성듬성해 상품가치가 떨어져 헐값에 처분할 수밖에 없다”며 시름에 젖었다.

고추 등 노지 재배 작물도 최근 습해 및 탄저병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영천시 북안면의 한 농가는 고추 2천500포기를 재배했으나, 탄저병 발생으로 지난 21일부터 수확을 포기했다. 영천시의 고추재배 농가수는 1천900여호이며 재배면적은 노지, 시설 포함해 174㏊에 이른다.

고추 주산지 영양·청송지역도 탄저병 확산을 우려하고 있다. 비가 내린 이후 고온다습한 틈을 타 탄저병이 창궐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영양군농업기술센터는 지난 21일 고추재배 지역을 찾아 병해충 발병 조사를 실시하고, 방제를 적극 권장했다.

영양군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집중호우 이후 고추작물에 탄저병과 무름병 발병 우려가 높다. 고추재배 농민은 방제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영양=배운철기자 baeuc@yeongnam.com
영천=유시용기자 ys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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