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발 못내딛고…감정만 상한 유족-與

  • 김정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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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9-02   |  발행일 2014-09-02 제4면   |  수정 2014-09-02
3차 면담도 ‘빈손’…직접대화 채널 끊기나
20140902
세월호가족대책위원회 대표(왼쪽)들이 1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 주호영 정책위의장 등과의 3차 면담에서 협상 진전이 없자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다. 연합뉴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지도부는 1일 세월호 유가족 대표단과 3차 면담을 가졌지만 별다른 성과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이날 3차 면담은 세월호 특별법을 둘러싼 정국파행이 추석 전에 물꼬를 틀지 아니면 장기화로 이어질지 분수령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세월호 특별법으로 구성되는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유가족 측과 수용불가 입장을 밝힌 새누리당의 입장이 충돌하는 험악한 분위기 속에 30분 만에 종료됐다.

김병권 세월호가족대책위 위원장은 면담이 시작되자마자 “오늘 저희가 이렇게 마주앉은 게 세 번째인데, 지난 두 번 같은 만남은 안하고 싶다”며 “그런 내용을 길게 듣고 싶지도 않고 만약 또 설득 취지면 당장 일어나 나가겠다”고 말했다.


유족 “또 설득…” 중도퇴장
새누리 “기본적 예의 지켜야”


유경근 세월호가족대책위 대변인도 “유가족들을 대하는 (새누리당의) 자세와 태도부터 좀 바꿔야 한다”며 “새누리당은 얼마나 다급한 상황인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진상규명을 제대로 할 방법만 있으면 된다”고 가세했다.

이에 이완구 원내대표는 “대화를 이렇게 하면 안 되고, 기본적인 예의를 지켜가면서 했으면 좋겠다”며 “여러분이 대화를 안 한다면 어쩔 수 없지만 지킬 것은 지켜가면서 대화를 해야 한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군위-의성-청송)는 “유가족 대표가 수사권·기소권 귀속시키는 게 공식안이라면 진척이 안 될 것”이라며 “특별조사위원회에 수사권·기소권 주는 게 공식안이라면 우리 논의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결국 김 위원장을 비롯한 유가족대책위 측은 “더 이상 대화할 필요가 없다. 일어나야 할 것 같다”며 바로 자리를 떠 면담은 결국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했다.

면담 결렬 직후 이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오늘 우발적으로 그런(퇴장) 것이지 다른 것은 없고, 언제든 다시 만나겠다”며 “유족들의 이야기를 충실히 듣고 충분히 반영하려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 원내대표는 “나의 협상주체의 대상은 ‘야당’이다. 야당을 무시하고 하지 않는다”며 “내일이나 모레 상황을 봐서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를 만나겠다”고 말했다.

김정률기자 jrkim82@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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