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는 걱정 안되지만…너무 깊이 잠든 사자

  • 이창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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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9-02   |  발행일 2014-09-02 제26면   |  수정 2014-09-02
5연패 시작인 롯데전부터 빈타
마운드 대량실점은 더 큰 문제

프로야구 삼성이 최근 5경기를 모두 내주면서 야구팬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동안 너무 잘했기 때문에 잠깐의 하락기를 지나면 다시 본궤도에 올라 통합 4연패까지 갈 것”이라는 낙관론과 “투·타 모든 면에서 선수들의 정신 상태가 느슨해졌다. 아시안게임 전·후로 전면적인 분위기 쇄신이 이뤄지지 않으면 정규리그 1위도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 잔여 경기 기준 1위 가능성은 높아

1일 기준 삼성의 팀순위는 67승37패2무를 기록해 여전히 부동의 1위다. 삼성의 승·패차는 +30으로 2위 넥센(66승43패1무)의 +23과 비교하면 산술적으로 어느 정도 여유가 있다. 그러나 불과 1주일 전까지만 해도 7게임차로 벌어졌던 양팀의 게임차는 이날 3.5게임차까지 좁혀진 상태다. 그나마 넥센이 남은 경기가 1일 기준 18경기밖에 되지 않아 22경기가 남은 삼성이 또다시 4연패 이상만 당하지 않는다면 정규시즌을 1위로 마감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

문제는 투·타 부문 부진의 내용이 나쁘다는 점이다.

지난달 26일 부산 롯데전서 무서운 뒷심을 발휘했던 삼성 타선이 이날 이후부터 빈타에 허덕였다. 찬스마다 범타처리되면서 잔루를 남발했다. 박석민과 채태인 등 부상자들이 전력에 도움이 되지 못한 점도 타선 부진의 원인이 됐다. 마운드 역시 동반 침체기를 맞았다. 선발과 구원을 불문하고 상대 타선으로부터 난타 당했다.

삼성의 팀 평균자책점은 4.66으로 과거 ‘마운드 왕국’의 명성은 사라졌다. 사실 5연패 직전에는 투·타 불균형이 드러나지 않았다. 마운드가 부진하면 타선에서 해결했기 때문이다. 또 삼성은 언제든 방망이로 경기를 뒤집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실제로 경기 후반 역전승을 이룬 경우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5경기에서 타선은 철저히 침묵을 지켰고 마운드에서의 공백을 채워주지 못했다. 최강 삼성의 핵심이던 5선발은 모두 상대 타선에 공략 당하고 말았다. 특히 불펜의 부진은 시즌 후반기 들어서도 나아지지 않고 있다. 셋업맨 안지만을 비롯해 차우찬, 심창민 등 불펜 요원들이 7회 이후 대량 실점하는 경기가 잦아지면서 팀 패배로 이어지고 있다.


◆ 공·수·주 모든 면에서 집중력 떨어져

수비에서도 정신적으로 허술한 점이 드러냈다. 삼성은 최근 5경기에서 주루사와 실책이 유달리 많았다.

지난달 23일 부산 롯데전 8회에서 나온 심창민의 2루 송구실책이나 25일 잠실 두산전 8회 2사 1, 2루서 1루 대주자 박찬도가 포수의 1루 악송구에 3루로 무리하게 진루하다 아웃된 것. 또 지난달 31일 대구 넥센전서도 3회 2사 1, 3루 최형우 타석서 3루 주자 김상수가 상대 블로킹 실수에 무리하게 홈을 파고들다가 아웃된 것 등이 대표적이다. 서석진 TBC야구해설위원은 “128경기를 치르다 보면 이런 플레이는 얼마든 나올 수 있지만 최근 삼성 선수들의 느슨한 정신 상태나 자세를 단적으로 보여준 경기 장면”이라며 “삼성의 장점인 충분한 백업 요원도 전력에 플러스가 됐지만 이제는 새롭게 시작한다는 각오로 남은 경기에서 승수를 쌓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창남기자 argus6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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