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지역 중고생 18.3% “부모와 같이 지내는 시간 거의 없다”

  • 이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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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9-03   |  발행일 2014-09-03 제3면   |  수정 2014-10-17
■ 영남일보 조사

가정예절에서부터 공중도덕에 이르기까지 학생들의 예절점수는 낙제 수준이다. 그렇지만 가정과 학교에서의 인성교육은 제대로 이뤄지지고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남일보가 여론조사업체 폴스미스리서치에 의뢰해 경북지역 중고생 700명을 면접 조사한 의식실태 조사에 따르면, 하루 동안 부모와 같이 지내는 시간이 거의 없다고 응답한 학생이 18.3%에 달했다. 응답자의 절반(54%)이 부모와 함께 지내는 시간이 1시간이 채 되지 않았다.

부모와 함께 있는 시간에 나누는 대화의 내용은 성적이나 공부와 관련된 것이 27.3%로 가장 많았다. 정직하고 가치있는 삶(6%), 공중도덕·예절(7.7%), 사회문제(2.9%) 등과 관련한 대화는 드물었다. 부모와의 의사소통이 충분하다는 학생은 절반(43%)도 되지 않았다. 부모가 바쁘고(25.2%), 학교와 학원을 다니느라 시간이 없기 때문(49%)이다.

부모에게 존댓말을 쓰는 학생은 10명 중 2명도 되지 않았고, 이부자리 정돈, 청소·설거지 등 집안일을 분담하는 학생도 10명 중 3명이 채 되지 않았다.

이 같은 현상은 학교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절반에 가까운 학생(48.7%)은 교사의 훈계에 ‘왜 그러냐’며 의아해하고, 교실이나 복도에 침을 뱉고 쓰레기를 버리는 학생도 23%에 달했다.

공중도덕을 지키지 않는 것도 다반사다. 바쁘면 신호등을 무시하고 무단횡단을 한다는 학생이 80%, 길거리에 침이나 껌을 뱉는다는 학생이 28.3%, 버스나 지하철에서 남을 의식하지 않고 큰소리로 이야기한다는 학생이 24.7%에 달했다.

또래 친구가 보는 예절과 인성실태는 더욱 심각했다. 또래 집단의 예절행동, 공중도덕 준수 등 인성평가점수는 45점으로 매우 낮았다.

사정이 이렇지만 가정과 학교에서의 인성교육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예절이나 공중도덕, 바른언어 등 인성과 관련된 교육을 가정에서 자주 경험한다는 응답은 절반 정도(58.3%)에 그쳤고, 학교에서 자주 경험한다는 응답은 세 명 중 한 명(29.7%)에 불과했다.

학생들은 인성에 가장 나쁜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성적만 중요시하는 학교 교육’(37.6%)을 꼽았다. 실제로 학생들의 인성교육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부모와 같이 지내는 시간으로 나타났다. 가정에서의 인성교육이 유의미하다는 의미다.
이은경기자 le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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