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건강권 확보, 지역개발의 해묵은 과제를 안고 있는 안심연료단지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14일 대구시와 동구청에 따르면 16일 오후 2시 안심근린공원에서 권영진 시장이 안심연료단지 이전과 후적지 개발과 관련해 시민의견을 수렴하는 ‘현장 시장실’을 운영한다.
시장이 이곳 현장을 방문해 주민들과 얼굴을 맞대는 것은 사실상 처음으로 연료단지 인근 주민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수십 년간 풀리지 않고 있는 연료단지 이전사업이 이참에 급물살을 탈 수도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안심연료단지 이전 논의는 1997년부터 구체화됐지만, 단지 내 사업장들의 반대와 대체부지 확보 문제로 그동안 계속 흐지부지됐다.
더구나 최근 연료단지 주변지역에 대한 주민건강영향조사에서 비산먼지가 인근 주민의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다시 쟁점화되고 있다.
대구시는 이에 따라 이달초 연료단지 인근의 진폐증 등 호흡기 질환자에 대한 건강관리를 지원하겠다고 밝히면서 민심 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주민들은 대구시가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하기를 바라고 있다.
주민 이모씨(59·율암동)는 “연료단지 인근 주민들은 그동안 대승적 차원에서 많은 불편을 참고 살았지만, 직접적인 피해가 확인된 이상 더는 안 된다”며 “시 차원에서 이른 시일 내 이전 대책을 수립하고, 후적지 개발과 관련해서도 통큰 보상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은희진 안심연료단지 비산먼지대책위원장은 “대구시가 발표한 주민 건강관리 지원안에는 향후 건강관리는 물론 지원 대상자 규모와 지원비 등 구체적인 내용은 없다”며 “시는 무엇보다 주민건강과 관련된 대책 마련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구시는 안심연료단지 이전·개발과 관련한 사항을 전담팀에서 맡아 진행하기로 했다. 지난 5일 신설된 주요현안 전담팀인 창조프로젝트팀에서 연료단지문제를 놓고 다양한 정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창조프로젝트팀이 업무 인수·인계에 들어가 조만간 정책 방향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현장시장실에서 나온 다양한 여론을 적극 수렴해 개발 방안을 확정하겠다”며 “구체적인 로드맵도 이르면 이달 중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박종진기자 pjj@yeongnam.com
박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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