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후죽순 골프장…경영난 벙커에 빠져

  • 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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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9-17 07:21  |  수정 2014-09-17 07:21  |  발행일 2014-09-17 제1면
경북 9년새 3.5배 증가…일부 기업회생 신청

경북지역 골프장이 몸살을 앓고 있다. 한때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여겨졌지만,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과당경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벙커’(경영난)에 빠진 골프장이 한두 곳이 아니다.

경북지역에선 2005년도까지만 해도 골프장이 13곳에 불과했다. 18~36홀 규모의 회원제 골프장 7곳, 대중제 골프장 5곳, 8홀의 간이 골프장 1곳이었다. 당시 건설 중인 골프장은 14곳이었다. 하지만 지난 8월말 현재 지역 골프장은 46곳으로 9년 사이 3.5배 늘었다. 특히 대중제가 26곳으로 무려 5.2배 증가했다. 회원제는 19곳으로 2.7배 늘었다. 지금도 대중제 3곳, 회원제 2곳 등 5곳의 골프장이 건설 중이다. 36홀에서 45홀로 증설을 계획하고 있는 골프장도 1곳이 있다.

주말골퍼 A씨(대구시 수성구)는 “6~7년 전까지만 해도 경주 외에는 딱히 갈 만한 골프장이 없었는데, 지금은 승용차로 1시간 안에 도착할 수 있는 골프장이 수두룩하다”고 했다.

그만큼 골프장 업계가 무한경쟁시장 속으로 빠져들었다는 의미다. 출혈경쟁은 경영난을 부추겼다.

군위에 있는 꽃담CC는 지난달 11일 대구지방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앞서 안동의 남안동CC도 지난 7월16일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칠곡의 세븐밸리CC는 올 1월 기업회생을 신청했으나 법원으로부터 기각됐고, 김천의 베네치아CC는 지난 5월 주인이 바뀌었다.

사정이 이렇자, 지방자치단체는 골프장을 상대로 ‘체납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16일 경북도와 시·군에 따르면 8월말 현재 4개 골프장의 세금 체납액은 모두 88억300만원에 달했다. 베네치아CC가 42억5천9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남안동CC가 22억1천100만원, 세븐밸리CC가 18억1천500만원, 영천CC 3억2천만원, 영덕의 오션뷰CC가 1억9천800만원의 세금을 내지 못하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현재 골프장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많은 탓에 홀당 내장객 수를 적정선에서 관리하지 못해 손실이 불가피한 구조”라고 말했다.

진식기자 jin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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