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삼성 창조경제 협약’ 벤처업계 반응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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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9-17 07:19  |  수정 2014-09-17 07:20  |  발행일 2014-09-17 제2면
“청년벤처 붐 기대” “제도개선 뒷받침돼야”
창업 네트워크 구축 우선

대구시와 삼성이 지역을 세계적인 창조경제 생태계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지역 벤처 업계의 관심이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로 쏠리고 있다.

대부분 지역 벤처 기업들은 지원 확대에는 환영 입장을 나타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구체적인 지원 계획이나 일정이 나오지 않았는데 대부분 인프라 구축에 집중돼 있어 1회성 지원에 그치지 않을까 우려했다.

16일 대구시와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에 따르면 삼성은 제2의 청년벤처 붐이 일어날 수 있도록 센터에 삼성의 크리에이티브 랩을 구축하는 것 외에도 우수기술을 보유한 청년벤처기업을 적극 지원·육성할 예정이다. 또 제일모직 부지에 초기 스타트업기업, 청년벤처기업 등의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해서 스타트업 지원센터, SOHO 오피스, 예술창작센터 등이 들어선다.

기대半
우수 청년벤처 적극 지원
창업가 이미지 개선 기대

우려半
1회성 지원 그치거나
인력·기술만 뺏길수도

행사 관련 토털 솔루션 벤처기업 <주>스타트컴을 운영하는 하학봉 대표는 “지역 벤처를 위한 지원이 늘어나는 것도 긍정적이지만 청년벤처 붐이 조성돼 지역 사회에서 벤처 창업가에 대한 인식을 개선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다만 지역에 창업 인프라는 이미 동대구벤처밸리 등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는데 중복투자가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인프라보다도 실질적으로 창업가들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제도나 지원책을 마련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원뿐만 아니라 제도개선도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벤처기업을 대구스타기업으로 키워내는 등 지역 대표 창업가로 손꼽히는 장기진 <주>애플애드벤처 대표는 “삼성의 대구 투자로 후배 창업가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나온 것은 환영한다. 하지만 기존 지원프로그램을 확대한 것 외에는 혁신적인 대책이 없어 아쉬운 부분이 있다”며 “벤처 창업가들이 경제계로 진출하기에는 불필요한 규제나 제도가 너무 많은 만큼 지자체나 센터가 나서 창업가들을 위한 제도 개선도 함께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장 대표는 포럼이나 간담회 등 지역 창업계 네트워크 구축이 우선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부 벤처기업인들은 대기업이 인력이나 특허를 빼가고 계약 시 무리한 납품 단가를 요구하는 등 기존의 악습이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플리케이션 개발업체 대표는 “그동안 대기업들은 벤처기업의 핵심 인력과 기술을 무단으로 탈취하는 등 수많은 악행을 저질러 왔기에 삼성의 이번 투자도 회의적인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미국 실리콘밸리 등에서는 대기업이 좋은 기술이나 아이디어를 보유한 기업에 지분을 투자하거나 인수합병(M&A)을 하는데 국내에서는 기술이나 인력만 빼가는 일이 잦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삼성이 예로 설명한 구글캠퍼스의 경우 교육이나 네트워킹 등 다양한 지원이 이뤄지는데 삼성은 어떻게 운영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자칫하면 삼성사관학교로 변질돼 삼성이 좋은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쓰이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선일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장은 “이번 센터의 기능 강화는 창조경제생태계 구축이 핵심이다. 창업 초기 지원 단계가 아니라 전 성장 주기에 대한 지원이 이뤄지는 것이 특징”이라며 “삼성 역시 조그만한 기업에서 시작한 만큼 먼저 성공을 경험한 대기업이 노하우를 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미 우리가 계획하고 있는 것은 구글캠퍼스보다 훨씬 앞서간 것이다. 단순히 지역 창업자를 위한 사무실 네트워크 지원이 아니라 세계적인 창업가를 대구로 모아 올 방안을 궁리하고 있는 만큼 지역 창업가들이 만족할 만한 다양한 지원 정책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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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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