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쑨양 또다시 ‘물 튀는 경쟁’

  • 변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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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9-20   |  발행일 2014-09-20 제20면   |  수정 2014-09-20
내일 수영 자유형 200m 첫대결
400m·1500m까지 세차례 격돌
런던올림픽 이후 2년 만에 승부
박태환-쑨양 또다시 ‘물 튀는 경쟁’
쑨양
박태환-쑨양 또다시 ‘물 튀는 경쟁’
박태환

드디어, 그리고 또다시 만났다.

아시아가 낳은 세계적인 ‘물 속의 스프린터’ 박태환(25·인천)과 쑨양(23·중국)이 인천아시안게임 개막 사흘째인 21일, 남자수영 자유형 200m에서 2년 만에 재격돌한다. 이번 대회에 예정된 두 선수 간의 세 차례 맞대결 가운데 첫 번째 라운드로, 양보할 수 없는 ‘물 튀는 경쟁’이 예상돼 국민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후 23일 400m(자유형), 26일 1천500m(자유형) 종목이 기다리고 있어, 첫 번째 승부가 향후 메달 색깔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0m는 둘이 마지막으로 붙었던 2년 전 런던올림픽 때 100분의 1초까지 똑같은 기록을 내며 공동 은메달을 수상한 바 있어 승부를 쉽사리 예측할 수 없다. 이번 인천에서 진정한 200m 황제가 가려질 전망이다.

박태환은 자신의 이름이 붙은 인천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열리는 200m경기에서 반드시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기선을 제압한다는 각오다. 박태환이 이 종목에서 우승하면 2006년(도하), 2010년(광저우)에 이어 대회 3연패의 위업을 달성하게 된다.

쑨양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자국의 광고에 모델로 출연해 “박 선수, 내 기록에 도전해 보세요”라는 카피로 박태환을 자극한 바 있다. 그만큼 의식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장외에서부터 치열한 신경전이 펼쳐질 만큼 두 선수는 쫓고 쫓기는 라이벌 역사를 가지고 있다. 사실 박태환과 쑨양은 아시아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수영영웅’들이다. 박태환은 지난 두 차례의 올림픽에서 금 1, 은 3개의 메달을 획득했고, 쑨양은 2012년 런던올림픽 때 자유형 400m·1천500m에서 2관왕을 차지하며 중국 남자 수영선수 첫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렸다.

박태환과 쑨양이 본격적인 맞수로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부터다. 세 차례 맞대결을 펼친 이 대회에서 박태환은 200·400m를, 쑨양은 1천500m를 우승해 박태환이 판정승을 거뒀다. 1년 뒤엔 상황이 역전됐다. 쑨양의 홈인 상하이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박태환은 400m, 쑨양은 800m와 1천500m를 석권해 쑨양이 우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 대회 400m에서 박태환은 1번 레인이라는 불리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금메달을 따내는 ‘기적’을 일궈 세계 수영계를 깜짝 놀라게 한 바 있다.

이 둘은 다시 1년 뒤인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숙명의 맞대결을 펼쳤다. 하지만 박태환에겐 불운한 대회가 됐다. 자유형 400m에서 대회 2연패를 자신하던 박태환은 예선에서 이해할 수 없는 실격 판정을 받았다. 이후 판정이 번복돼 결승에 나섰지만 심리적으로 동요된 박태환은 끝내 금메달을 쑨양에게 내주고 말았다. 200m에서도 은메달을 딴 박태환이 노골드에 그친 반면, 쑨양은 1천500m에서 14분31초02의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2관왕에 올랐다.

변종현기자 byeon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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