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갑상선에 혹이 발견되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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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9-23 08:02  |  수정 2014-09-23 08:02  |  발행일 2014-09-23 제18면
[건강칼럼] 갑상선에 혹이 발견되었다면…

몸 속 장기는 혈액을 제외하고는 혹(멍울 또는 결절)을 형성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 언론보도에 의하면 유독 갑상선 혹에 대해서 논란이 많다. 특히 우연히 발견된 갑상선 혹이 암으로 진단됐음에도 치료하지 않아도 된다, 수술할 필요가 없다는 말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 갑상선 외과 전문의로서 몇 마디 하고자 한다.

먼저 갑상선 혹(멍울)에는 크게 두 종류가 있다. 액체성분으로 구성된 ‘낭종’과 고형성분으로 구성된 ‘결절’이다. 낭종은 암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거의 없으므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반면 고형성 결절은 암(악성)인지 아닌지(양성)로 구별해야 한다.

즉, 우연히 발견된 갑상선 혹이 액체 성분이 없는 고형성 결절이라면 갑상선 기능 평가를 먼저 시행하고 세침흡인 검사를 시행한다. 세침흡인 검사는 초음파를 보면서 보통 주사기로 갑상선 혹을 찔러서 검체를 채취하는 방법이다. 채취된 검체는 병리과로 보내져 병리과에서 악성 세포가 있는지 없는지 판단하게 된다.

결국 갑상선 결절이 악성 병변, 즉 암으로 진단이 됐다면 치료 단계로 필요한 것은 수술이다. 갑상선 암은 종류가 크게 네 가지로 구별되는데 가장 흔한 형태가 ‘유두암’이며, 이는 현미경 소견으로 종양세포들의 패턴이 유두처럼 뻗어나가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어쨌든 갑상선 유두암의 치료방법은 딱 한 가지다. 바로 ‘수술’이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은 아주 작은 크기(5㎜ 이하 또는 10㎜ 이하)의 갑상선 유두암이다. 매스컴에서는 아무 증상이 없는 사람이 건강검진을 시행해 우연히 갑상선 암이 진단됐다면 수술을 하지 말라고 한다. 심지어 검진 자체를 시행하지 말라고도 한다. 필자의 환자 중에도 갑상선 유두암으로 진단을 받았으나 수술하지 않고 지켜보고 있는 환자가 몇몇 있다.

그렇지만 치료의 원칙은 수술이다. 수술을 하지 않고 지켜보고 있는 환자들은 치료를 미루고 있는 것이지 치료를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은 아니다. 갑상선 유두암은 매우 천천히 자라기 때문에 환자의 사정을 좀 봐주고 있는 것이다. 환자들의 이유는 많다. 목소리에 대한 걱정이 많은 목사님, 심장질환이 동반되어 있는 노인 환자, 크기가 1~2㎜인 20대 초반의 여성 등.

대한민국 갑상선외과학회와 미국의 갑상선학회, 유럽의 갑상선학회 등에서 제시하는 진단 방법 및 수술의 범위, 수술 후 치료 등은 조금씩 다르다. 이는 각각 국가에서 처한 의료 환경이 다르고 문화적 배경이 다르며, 단지 권고하는 수준이지 반드시 따라야 하는 공식이 아니다.

우연히 발견된 갑상선 혹이 암으로 진단됐을 때 치료를 어떻게, 언제 할지는 담당 전문의가 판단할 일이다. 물론 환자의 의견을 참고한다. 가장 기본적이고 가장 합리적인 방법을 가까이에 두고 매스컴에서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은 우리 나라에서만 일어나는 일인지 오히려 신문이나 방송국에 물어보고 싶다.

강선희 <계명대 동산병원 유방내분비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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