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경제를 육성하자 .5] 마을기업

  • 유선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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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9-29   |  발행일 2014-09-29 제3면   |  수정 2014-09-29
메마른 ‘경쟁’의 市場에 ‘상생’의 향기 불어넣는 제2의 새마을운동

‘마을’과 ‘기업’이 합쳐진 단어인 ‘마을기업’은 마을(지역)의 공동체가 중심이 돼 사업을 이끌어가는 형태다. 경쟁보다는 상생을 우선시한다. 차가운 계산만이 존재하던 시장에 생명의 향기를 불어넣어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 사업이다. 마을기업은 제2의 새마을운동이라 할 수 있고, 성장 잠재력은 크지만 아직은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곳이 많다. 이 때문에 자금뿐만 아니라 고용과 매출을 높일 수 있도록 경영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마을기업은 주민이 주도적으로 지역의 각종 자원을 활용해 수익을 내고 지역공동체를 활성화시킨다. 지역주민에게 소득 및 일자리를 제공한다. 대구에서는 78개의 마을기업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마을기업마다 평균 7.7명을 고용했고, 연평균 매출은 6천223만원에 달하고 있다.


마을공동체 중심으로 빵집·도시락·방과후센터 등 다양한 활동
잠재력 크지만 경영 한계…‘성장 마중물’ 정부 지원 확대 필요
대구市, 생태계 조성·지속가능성 강화 등 마을기업 활성화 추진


◆ 마을기업 해외 선진사례

마을기업은 세계적으로 보면 생소한 개념이 아니다. ‘커뮤니티 비즈니스’라고 불리는 형태와 매우 유사하다. 커뮤니티 비즈니스 활동으로 보면 일본이나 영국에서 다양한 성공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일본에선 이미 1960년대 초부터 ‘마을 만들기’란 이름으로 시작돼 오랫동안 이어져 왔다.

일본 교토의 구미야마초 아슈지구 산촌마을 ‘아슈의 마을’은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마을기업이다. 1950년대 후반, 일본에서 연료혁명이 일어나 숯과 목탄 등의 제탄업이 몰락하자 산촌마을은 존폐의 위기를 맞게 된다. 이곳 주민 여섯 가구가 생산조합을 설립하여 ‘나메코라’라는 버섯을 재배하기 시작했다. 1961년에 시작한 이 사업은 처음에는 사람이 많이 참여하지도 않았고 사업으로서도 악전고투의 연속이었다.

그러던 중 73년 농협과 제휴해 판로를 확대하고 77년 생협 상품개발 이후 판매가 급증하면서 80년대에는 연 매출 1억엔을 돌파하는 성과를 보이게 된다. 2006년에는 유한회사 ‘아슈의 마을’로 변경한 뒤 사업이 계속 성공하게 되자 떠났던 사람들이 마을로 다시 모이고 마을이 활성화됐다.

‘코난다이타운 카페’도 유명하다. 요코하마의 고소득자가 대거 몰려 살고 있는 이 곳은 베드타운이었다. 대도시 주변의 주거위주로 형성된 도시이므로 활력이 있는 도시라기보다 조용하고 조금은 생기가 없는 지역이었다.

마을 주민들은 이같은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누구나 들어오고 누구나 나갈 수 있는 카페를 2005년 만들어 주민 간 소통 공간으로 삼고, 주민이 생산한 것을 팔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했다. 현재는 100개가 넘는 업체가 입점해 있다.

카페를 운영하는 사무국은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시민의 지역사회 참여를 촉진시키는 역할을 수행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카페가 출범할 때는 요코하마시와 가나가와현의 보조금에 의존했지만 2007년 10월부터는 완전 자립해 운영되고 있다.

◆ 대구시, 마을기업 육성 박차

대구지역의 경우 2010년 시작된 자립형 지역공동체사업이 2011년 마을기업 육성사업으로 명칭이 변경됐다. 마을기업 종사자들과 함께 마을기업 활성화 및 지역공동체 회복, 지역사회 통합을 중점 목표로 하고 있다.

마을기업은 카페나 빵집, 식당부터 공방과 도시락제조, 영농조합, 밑반찬 가게, 아이들을 위한 방과후센터 등 매우 다양하다.

대구시는 마을주민이 주도적으로 지역 특화자원을 활용해 안정적 소득 및 일자리를 창출하고, 마을기업 간 네트워크를 통해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 마을기업의 정체성 확립과 지역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지속가능성을 강화해 경쟁력 제고에 나섰으며, 다양한 사업모델 개발을 통해 마을기업 다변화와 효율성 제고를 꾀하고 있다.

대구시는 마을기업 컨설팅 전문위탁업체 선정 및 연간 사업비 지원, 설립지원 프로그램 운영과 판로지원 사업 등 마을기업 활성화를 추진 중에 있으며 2015년에는 마을기업을 주제로 활동·연구·스터디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5인 이상의 순수 주민공동체 모임을 지원하는 마을기업 씨앗공동체 결성을 추진하고 있다. 씨앗공동체는 지역공동체 일자리사업과 연계돼 취약계층에 일자리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양광석 대구시 사회적경제과장은 “마을기업의 자립은 물론, 창출한 이윤을 통해 지역사회 기여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정책적 방안을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선태기자 youst@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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