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물포럼은 경북 물산업의 기틀 .1] 물 부족, 이제 지구촌의 문제

  • 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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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10-01   |  발행일 2014-10-01 제3면   |  수정 2014-10-01
‘블루 골드’ 물시장을 장악하라…세계는 지금 소리없는 전쟁

20세기가 석유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물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기후변화, 지구온난화 문제와 함께 물 부족과 수질오염으로 인해 안전하고 충분한 물의 확보가 인류의 화두가 되고 있다.

물을 잘 다스리고 이용하며, 물과 친해지고자 하는 인류의 노력은 끊이지 않고 계속돼 왔다. 인류 역사는 치수(治水)와 이수(利水), 그리고 친수(親水)로 이어지는 변천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물에 대한 관심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됐다. 물 부족 문제는 지구촌 전체가 해소해야 할 과제다. 내년 4월엔 경주와 대구에서 ‘세계 물포럼’이 개최된다. 지역에서 물의 올림픽이 열리는 것이다. 현재의 물 위기를 진단하고 경북 물 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살펴본다.


갠지스강·파라나강…세계 곳곳서 물분쟁
2025년엔 30억명이 극심한 물부족 시달려

아프리카 4개국 찾아 수도관 매설하는 등
경북도, UN과 연계해 생활용수 해결 적극 나서
멤브레인·빗물 재이용 등 물시장 개척에도 박차


◆ 지구촌 물 부족 실태

인간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것이 바로 물이다. 특히 먹을 수 있는 물이다. 인체의 70%가 수분으로 구성돼 있을 정도로 인간과 물은 매우 밀접한 관계다.

그렇다면 지구촌엔 얼마만큼의 물이 있을까. 지구상에 존재하는 물의 총량은 약 14억㎦로, 지구 전체를 2.7㎞ 깊이로 덮을 수 있다. 그러나 담수량은 전체의 2.5%에 불과하다. 게다가 빙설과 지하수를 제외한 담수량은 채 1%도 되지 않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20년 세계-글로벌 시대의 개막’이란 보고서를 통해 2000년대 들어 국민의 생활 수준 향상과 도시화 및 산업화의 가속화로 전 세계 25개 국가가 물 부족 사태를 겪고 있으며, 2025년에는 52개국 30억명이 심각한 물 부족에 직면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OECD가 2012년 3월 발표한 ‘2050 환경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가용 수자원 대비 물 수요 비율이 40%를 넘어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컸다. 보고서는 이 비율이 40%를 초과하면 ‘심각한 물 스트레스’ 국가로 분류하는데, 여기에 속한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물 부족 현상이 가장 심각한 나라로 분류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국민 1인당 물소비량은 하루 평균 275ℓ로 영국(139ℓ)의 2배에 달한다. 프랑스(232ℓ), 덴마크(114ℓ), 독일(151ℓ)보다도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물 부족은 분쟁을 양산하고 있다. 세계 곳곳에선 인종, 종교, 문화, 갈등, 석유 등 다양한 원인으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지금까진 석유로 인한 분쟁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면, 앞으론 물을 두고 다투는 전쟁이 빈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적으로 300개가 넘는 강이 2개 국가 이상에 걸쳐 있다. 여기에 세계인구의 35~40%가 거주하고 있다. 이들 지역에선 수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갈등 양상으로 물 분쟁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오대호(미국·캐나다), 도나우강(독일 등 9개국), 갠지스강(인도·네팔·중국·방글라데시), 파라나강(브라질·아르헨티나) 등이 대표적인 물 분쟁 지역이다.

◆ 새마을운동으로 해결

물 부족으로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곳은 아프리카다. 에티오피아의 경우 2010년 기준으로 전체 인구 9천200만명 중 상수도망을 이용해 물을 공급받는 사람이 700만명에 불과하다. 100명 중 92명꼴로 제대로 된 물을 마시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에티오피아 오로미아주 아둘랄라 마을에는 380가구 1천900여명이 살고 있다. 2012년까지만 해도 이 마을 주민은 3㎞나 떨어진 곳을 2~3시간 동안 걸어가 물을 받았다. 주민이 차례를 기다린 후 무거운 물양동이를 이거나 당나귀로 물을 길어가는 것이 일상적인 모습이었다.

이젠 변했다. 경북도 새마을세계화재단 새마을리더 봉사단이 지난해 5월 이 마을에서 머무르면서 현황을 파악하고 상수도 기술전문가, 지역 정부와 협력해 주민 자력으로 수도관 파이프를 매설해 원활한 물 공급을 가능하게 했다.

또 올 6월엔 74t 규모의 콘크리트 물탱크를 설치해 모든 주민이 공동빨래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 보건·위생에도 큰 보탬이 됐다.

이처럼 새마을리더 봉사단이 아프리카에서 저수지·배수로 정비, 상수도·공동 빨래터·물탱크 설치를 지원한 곳은 4개국 15개 마을에 이른다.

경북도는 앞으로도 UN의 새천년개발목표와 연계해 아프리카 생활용수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는 한편, 멤브레인, 빗물 재이용 등 물산업 시장 개척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진식기자 jin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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