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으로 환자 아픔 어루만지다

  • 문순덕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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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10-01   |  발행일 2014-10-01 제11면   |  수정 2014-10-07
1인 5역 봉사하는 삶
피아니스트 김병수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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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수씨가 제8회 지훈예술제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김병수씨 제공>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해 성실하게 살고 있는 김병수씨(43·대구시 동구 검사동)는 대학과 대학원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후 대학에서 피아노 음악치료 등을 강의했다. 피아니스트로 열심히 살던 김씨는 부모님이 척추협착증과 녹내장으로 병원에 입원하면서 간호할 사람이 필요하자 부모님의 병시중을 자신이 직접 하는 것이 효를 행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간호사의 길을 선택했다.

김씨는 1인 5역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평일에는 대구예술대와 경산1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치면서 경산의 한 요양병원에서 간호조무사로 일한다. 또 의료기관과 요양원에서 피아노 연주로 환자들의 아픔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면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주말이면 고향 영양에서 사과 농사를 짓고 있다. 수성대 간호학과에 다니며 간호사의 꿈도 키우고 있다.

늘 웃는 얼굴로 환자들을 보살피고 피아노 연주로 즐거움을 선사하는 김씨의 인기는 식을 줄을 모른다. 쉬는 날에도 환자들이 전화로 “김선생, 언제 근무 들어오느냐”며 자신을 찾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했다. 화려한 연주복을 입고 피아노 연주를 할 때와는 달리 간호조무사의 일은 힘든 일이지만, 항상 밝은 모습으로 환자를 섬기며,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는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런 사연이 영남일보 동네뉴스(2013년 7월10일자 10면)에 보도된 후 김씨의 생활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피아니스트가 간호사의 길을 가다’란 김씨의 사연이 신문을 통해 알려지자 여기저기서 인터뷰와 방송 요청이 쇄도하고 전국에서 음악공연 요청이 들어와 유명세를 타게 되었다.

2014년 5월에는 대구 KBS ‘아침마당’ 에 출연했다. 영양에서 열린 ‘지훈 예술제’에서 피아노 연주회를 하는 등 20여 회 공연도 했다. 김씨는 많은 공연 중에도 지난해 9월 고향에서 열린 ‘영양 두들마을 음악회’에서의 공연이 가장 감격스러웠다고 했다. 앞으로도 낙후된 고향을 위해서 더 많은 봉사를 하고 싶다는 김씨는 10월 중 KBS ‘강연100℃’에 출연할 예정이다.

그가 강연 100℃에 출연하는 것은 자신이 살아온 삶을 이야기함으로써 청년들이 어려운 현실을 극복하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 노력할 때 누구에게나 기회는 주어지고 성공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서다.

김씨의 꿈은 고향 영양에 요양 의료센터를 마련해 병들고 힘들어하는 어르신들이 전문적인 의료지식과 음악치료를 통해 남은 생애를 밝고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 꿈을 이루기 위해 김씨는 오늘도 시간을 쪼개 다양한 역할을 하며 바쁜 삶을 살아가고 있다.

문순덕 시민기자 msd561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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