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중시하는 ‘일과 삶의 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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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10-20   |  발행일 2014-10-20 제3면   |  수정 2014-10-20
[기고]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중시하는 ‘일과 삶의 균형’

뉴욕타임스 기자 조디 캔터가 2012년에 출간한 ‘오바마 가족(The Obamas)’에 따르면,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매일 오후 6시30분을 가족과의 저녁 식사시간으로 정하고, 일주일에 최대 두 번까지만 예외를 허용한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 경기침체 등으로 유난히 힘든 시기를 보내면서도 일과 삶의 조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둘째로 일을 많이 하는 국가라는 건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최근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조사결과, 한국의 근로시간은 연간 2천163시간으로 34개 회원국 중 멕시코에 이어 2위를 차지한 반면, 노동생산성은 28위로 최하위 수준이며, 국민의 행복지수도 10점 만점에 5.35점으로 OECD 평균보다 낮다. 이는 소수 남성 중심의 장시간 근로관행이 근로자 개인과 가정의 불행을 초래함은 물론 경제를 견인함에 있어서도 한계에 봉착하였다는 의미다.

저녁을 가족과 함께하는 국민의 건강하고 행복한 삶, 자율과 창의에 기반을 둔 창조경제를 통한 우리 경제의 새로운 동력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하여 이제는 오래된 관행을 버려야 한다. 실용적이고 여유로운 삶을 지향하는 이른바 ‘북유럽 열풍’이 요즘 유행하는 것은 변화에 대한 시대적인 절박함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몇 해 전부터 기업들 역시 스마트워크, 유연근로 도입 등으로 근무형태를 새롭고 효율적으로 개선하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정부에서도 기업 및 NGO와 함께 일하는 방식과 문화의 개선을 통한 일과 삶의 균형을 다지는‘일家양득 캠페인’을 시작하였다. 우리 지역도 지난 4·15 지역 노사민정 대표가 공동으로 지역 내 캠페인의 시작을 알리는 ‘일家양득 캠페인 선포식’을 개최한 바 있으며, 앞으로도 일상화된 야근, 불필요한 회식, 눈치 보는 휴가 등 잘못된 관행을 개선해 나가는 데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근로문화의 개선은 어제오늘의 과제는 아니며 산업현장에서 경제주체의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조직문화의 변화는 쉽지 않을 것이다. 경영자나 관리자가 솔선수범하여 자유로운 휴가사용 등을 보장하고 실천해야 하며, 근로자는 ‘집중근무’ ‘정시퇴근’의 실천으로 개인이 행복해지는 길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결국은 각 경제주체가 일과 가정생활, 일과 여가활동을 균형 있게 조화시키는 삶이야말로 생산성을 높이고 개인의 생활도 행복하게 만들어 모두가 행복해지는 길임을 깨닫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의 대통령도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어 가는데 우리가 실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황보국 대구지방노동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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