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박사' 문제일의 뇌이야기] 10월은 노벨상의 계절

  •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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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10-20 08:03  |  수정 2014-11-06 14:11  |  발행일 2014-10-20 제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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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0월이면 우리나라는 스웨덴으로부터 날아오는 노벨상 수상자 발표로 술렁입니다. 지난 8일 생리의학상 수상자 발표를 시작으로 물리상과 화학상 수상자가 차례로 발표되었습니다.

올해는 이웃나라인 일본의 나고야대 소속의 아카사키·아마노 교수와 미국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주립대 소속의 슈지교수가 청색LED를 제품화할 수 있는 기술개발 연구성과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여 19번째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였습니다.


노벨상 수상자 낸 과학강국은
대체로 90여년 꾸준한 투자
日, 1949년 첫 수상 영예

올해 화학상분야 예상후보에
카이스트 유룡 교수 이름 올려
2020년엔 우리나라도 배출 기대

하지만 우리나라는 과학분야 최초 노벨상 수상자 배출이란 경사는 또 내년으로 미루게 되었습니다. 다만 다른 해와 달리 올해의 희망적인 소식은 카이스트의 유룡 교수가 국내에서 연구하는 학자로는 처음으로 노벨 화학상 분야 예상후보로 이름을 올린 것이고, 이로 인해 많은 대한민국 국민과 과학자들을 설레게 한 것입니다.

K-pop이나 K-Sport 분야에서 싸이와 김연아 같은 세계적 스타를 배출하는 나라이고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우리나라가 이제는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할 때도 되지 않았냐는 말들을 합니다. 그래서 해마다 노벨상 수상자가 발표되면 우리나라의 과학자들은 모두 죄인이 된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과학강국을 분석해보면 대체로 과학기술에 꾸준히 투자하고, 3세대(약 90년)쯤 되면 노벨상 수상과 같은 열매를 맺는다고 합니다.

실제 일본의 과학역사를 돌아보면 19세기 말인 메이지시대부터 시작하여 기초과학에 꾸준히 투자하였고, 2세대(60여년)가 지난 1949년에 중간자 존재를 예측한 핵물리학자 유카와 박사가 처음으로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합니다. 이후 꾸준한 발전을 거듭한 결과, 현재 21세기 들어 12명의 노벨상 수상자 배출이라는 알찬 열매를 수확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전후 60년에 시작된 근대화와 더불어 과학투자의 초석을 놓았으며, 이제 60년이 지난 시점입니다. 현재 미래과학자들을 꿈꾸는 우리 중·고등학생들이 대학에서 과학을 전공한 후 연구자로 성장하는 2020년이 되면 과학기술 3세대를 배출하면서, 이때 우리나라도 자연스럽게 노벨상 수상자 배출이란 열매를 맺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그러나 단순히 시간이 노벨상 수상자 배출과 같은 과학기술분야 성과의 열매를 가져다 주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일본은 물론 서구 과학 선진국을 보면 몇 가지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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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과학기술원 교수>

우선 과학기술에 관심을 갖는 학생이 많으며, 이런 학생들에게 어릴 때부터 과학교육을 체계적으로 가르치는 시스템이 있고, 마지막으로 국가가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기초과학에 투자를 하고 있어 많은 이공계 출신 연구자들이 사명감을 가지고 연구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젊은 학생들이 기초과학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국가가 인내심을 가지고 이들을 전폭적으로 지원한다면 경제대국을 넘어 과학대국으로 도약하리라 생각합니다.

또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가 갖지 못한 부모님의 뜨거운 교육열이란 매우 소중한 자원이 있습니다. 특히 우리 대구·경북지역은 다른 지역보다 부모님의 교육열이 더욱 뜨거운 곳입니다. 초등학교에서부터 대학으로 이어지는 체계적인 과학 교육시스템과 기초과학에 대한 대구시의 뚝심 있는 투자가 있다면, 부모님의 뜨거운 교육열이 더해져 엄청난 시너지를 가져와 대구·경북지역이 우리나라 과학강국 진입을 선도하는 메카가 되리라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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