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 이야기축제 성공 노하우

  • 이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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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10-21 07:30  |  수정 2014-10-21 09:33  |  발행일 2014-10-21 제10면
“어린이를 주인공으로” 새로운 놀이문화 정착
시민화합·독특한 주제·경제성 갖춰…작년 경험 살려 먹거리·참여마당 업그레이드
20141021
감고을 상주이야기 축제에 참가한 어린이와 부모들이 체험마당에서 벼타작 체험을 하고 있다. <상주시 제공>

‘2014 감고을 상주이야기’ 축제가 지난 10일부터 사흘간 북천시민공원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상주축제는 그동안 우여곡절을 거치면서도 주제만큼은 최선의 선택을 해왔다. 비록 2005년 비운의 MBC가요콘서트 참사로 막을 내렸지만 1999년 시작된 자전거축제는 그 주제가 참신하고 미래지향적이었다.

2008년에는 ‘동화나라상주, 이야기 축제’가 열렸다. 동화와 이야기는 자전거 못지않은, 독창적인 주제다. 그 자체가 창의적인 테마일뿐만 아니라 축제의 주인 자리에 어린이를 앉혔다는 점에서 획기적이었다. 상주시가 축제의 새로운 지평을 연 것이었다. 어린이는 움직일 때 부모나 조부모, 혹은 최소한의 보호자와 동행한다. 어린이를 초청하면 가족이 함께 오는 것이다.

동화나라 이야기 축제는 이름이 몇 번 바뀌기는 했지만 그 주제는 계속 이어져 왔다. 축제는 지역농산물 홍보·판매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어야 한다는 일부 목소리에도 꿋꿋하게 그 주제를 고수해왔다. 이와 함께 지역 예술인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해마다 축제를 진보시켰다. 이들은 축제기간에 당장 농산물을 얼마나 팔았느냐는 성급한 잣대로는 축제를 발전시킬 수 없다는 점을 간파했다. 이야기를 통한 ‘현재의 어린이에 대한 지역 이미지 메이킹이 미래의 시점에서는 얼마나 큰 마케팅이 되는지’를 염두에 뒀다. 어린이는 10년 후 가장 큰 소비층으로 성장한다.

감고을 상주 이야기 축제는 지난해와 같은 이름으로 열렸다. 시장이 바뀌면 축제 이름도 달라지던 그동안의 병폐가 사라진 것이다. 축제추진위원회의 체계도 그대로 이어졌다. 덕분에 추진위원회는 지난해의 경험을 바탕으로 더 알찬 축제를 준비할 수 있었다. 그 때문인지 올 축제는 지난해보다 성숙한 기획력을 보였다는 평가다.

우선 추진위는 축제 장소를 넓게 사용하기 위해 북천시민공원을 분야별로 구획을 정했다. 이어 북천의 수면을 축제장에 포함시켰다. 야외공연장과 공원의 중심부에 설치한 부스에서는 축제의 주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24개 읍·면·동의 주민부스는 강건너에 배치하고 징검다리와 출렁다리로 건널 수 있게 했다. 음식부스는 골목형 음식점으로 만들어 호응을 얻었다.

축제의 주빈인 어린이는 공연장과 체험장에서 갖가지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축제기간 연극공연과 동요 경연대회·인형극·동화구연이 이어졌다. 어린이를 위한 먹거리 촌도 지난해에 비해 다양화시켰다.

어린이들과 함께 온 부모는 수석과 국화전시회장을 찾으면서 휴식과 재충전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어른의 참여마당을 넓히기 위해 읍·면·동 풍물대회도 열었다. 북천 수면에서 하루에 한 번씩 연 민물고기 잡이는 어른들의 놀이가 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어린이들의 참여가 두드러졌다.

좋은 축제의 조건은 시민화합의 장, 독특한 주제의 프로그램, 경제성 등이다. 이런 조건을 모두 갖추면 매우 좋은 축제가 된다. 그러나 세 가지 모두를 충족시키는 축제는 거의 불가능하다. 이 중 한가지 만이라도 제대로 이루면 바람직한 축제가 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이야기를 주제로 한 상주시의 축제는 그 주제만으로도 절반 이상은 성공을 거뒀다는 평을 받는다. 이야기 축제가 미래의 주역인 어린이에게 새로운 놀이 문화로 정착돼 가고 있기 때문이다.

상주=이하수기자 songa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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