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일보-대구MBC 공동기획 ‘대구 신축야구장, 꿈의 프로젝트’ 미국 구장에서 배운다] (중) 뉴욕 양키스타디움과 시티필드

  • 이창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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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10-21   |  발행일 2014-10-21 제26면   |  수정 2014-10-21
구장 안에서 웃고 즐기는 ‘야구 문화’ 담아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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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메츠 홈구장인 시티필드 내부에 설치된 광고판. 디자인과 함께 광고 주목 효과는 대구 신축구장이 벤치마킹해야 할 대상이다. <대구MBC 제공>

22일부터 미국에서는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가 시작된다. 올해 월드시리즈는 사상 두 번째로 와일드카드 진출팀 간 맞대결이 성사되면서 결과보다 과정을 즐기는 미국인의 야구 문화를 잘 보여주고 있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2위 샌프란시스코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를 꺾고 디비전 시리즈에 진출한 뒤, 워싱턴 내셔널스를 3승1패로 제쳤다. 샌프란시스코는 여세를 몰아 챔피언십 시리즈에서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4승1패로 꺾고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2위 캔자스시티 로열스 역시 와일드카드로 포스트 시즌에 진출해 월드시리즈까지 올랐다. 캔자스시티는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연장 승부 끝에 9-8로 승리한 뒤, 메이저리그 전체 최고 승률팀(0.605)인 LA 에인절스를 3전 전승으로 꺾고 챔피언십 시리즈에 진출했다. 상승세를 탄 캔자스시티는 볼티모어 오리올스마저 4전 전승으로 누르고 29년 만에 월드시리즈 티켓을 따냈다.


고객친화적인 뉴욕 양키스타디움
클래식과 현대적 감각 공존하는
팬들에 더할 수 없는 야구의 성전

뉴욕이라는 상징성 떠안은 메츠
아예 ‘시티필드’로 구장명 바꿔
20년간 거둔 수익 4000억원 넘어


올 시즌 메이저리그는 이처럼 극적인 승부를 연출하며 최고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월드시리즈에 오른 샌프란시스코와 캔자스시티는 비록 정규시즌에서 우승하지 못했지만 팬들에게 단기전에서 최고의 경기력을 선보이며 결승전에 올랐다. 페넌트레이스에서 자신보다 높은 성적을 거둔 팀을 꺾고 상위 시리즈에 진출하게 되면 이겼다는 기쁨과 함께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배가된다는 것이 현지 야구인들의 평가다.

특히 경기를 거듭할수록 메이저리그 각 구장의 팬 서비스와 마케팅 전략은 혀를 내두를 만큼 야구팬들의 만족도가 높았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단적인 예가 미국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뉴욕 양키스타디움이다. 2009년 4월 새롭게 개장한 이 야구장은 하나의 대형 시장(Big Market)으로 불릴 만큼 웅장하고 고객 친화적이다. 과거의 전통을 구현한 비주얼과 대규모 편의시설은 형언할 수 없을 만큼 매력적이다. 양키스타디움 존재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시장성과 상업적 파괴력이 느껴진다. 클래식과 현대적 감각이 공존하는 야구의 성전이라고도 할 수 있다.

같은 해 같은 뉴욕에서 문을 연 뉴욕 메츠의 ‘시티필드 야구장’의 경우 현대적 감각과 구장을 통한 수익성 확보라는 측면에서 신축 대구구장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꼽을 수 있다. ‘셰이스타디움’에서 ‘시티필드’로 구장 명칭을 변경한 이후 거둔 수익은 지난 20년간 4억달러가 넘는다.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연간 190억원. 야구장 이름 하나만으로 지역경제에 얼마나 큰 기여를 할 수 있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다.

‘시티필드’의 사례를 보면서 2016년 선보일 대구의 새 야구장 명칭이 어떻게 정해질지 주목된다. 사실 야구장에서 ‘뉴욕이라는 상징성’을 소비한다는 점에서 야구장이라는 대형공간이 주는 지역적 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 미래 야구팬이 될 수 있는 어린 학생과 함께하는 여러 이벤트와 교육 프로그램, 그리고 그 뒤에 이어지는 낮경기까지 어마어마한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경기가 없더라도 ‘양키스타디움’이나 ‘시티필드’는 그곳을 찾는 팬과 관광객들로 연중 쉼없이 운영되고 있다. 또 단순히 경기장을 찾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입장권 구입부터 간식 거리 구입까지 활발한 소비 행위를 통해 야구장은 경제적인 효과를 스스로 높여가고 있다.

대구의 신축구장은 팔각 다이아몬드형으로 기본설계를 마쳤다. 내부 시설의 구조와 형태까지 이미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지만 중요한 건 소프트웨어다. 야구장을 통해 팬과 선수가 하나되고, 야구장 속에서 웃고 즐기는 ‘야구문화’를 담아내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메이저리그 구장의 사례가 보여주듯 삼성과 대구시가 협력해 위용을 드러낼 신축구장의 경쟁 상대는 한국과 일본을 넘어 메이저리그에 맞춰야 한다. 또 신축구장의 운영 철학과 가치 역시 메이저리그를 뛰어 넘어 세계 최고를 지향해야 한다. ‘미국의 심장’ 뉴욕에 위치한 거대한 야구의 상징물, 양키스타디움과 시티필드의 모습은 대구의 새 야구장이 추구해야 할 방향과 가치를 그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

이창남 영남일보 기자·석원 대구MBC 기자

▨ 알림= 대구MBC는 오는 25일 밤 11시15분 신축구장의 미래를 조명하는 특집 ‘꿈의 구장 프로젝트’를 방영합니다. 영남일보와 크로스미디어 형태로 진행되는 이번 TV 특집프로에 야구팬과 시민들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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