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웃] 불로中 황다현양과 아버지

  • 강명주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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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10-22   |  발행일 2014-10-22 제8면   |  수정 2014-10-22
보육원·재활원·요양원…도움 필요한 곳은 어디에나 부녀의 아름다운 봉사 동행
[우리 이웃] 불로中 황다현양과 아버지
대구 불로중 1학년 황다현양이 대구지역 한 보육원의 점심 봉사활동에 참여해 주먹밥을 만들고 있다.

천사 같은 예쁜 미소를 지닌 황다현양(14·대구 불로중1)은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부터 아버지와 함께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처음엔 아버지의 권유에 마지못해 따라나섰지만, 지금은 되레 아빠를 재촉한다. 이들 부녀는 매달 한 번씩 대구지역 보육원, 재활원, 요양원 등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을 찾아 봉사활동에 나선다.

얼마 전에도 부녀는 대구지역 한 보육원의 점심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아버지는 주방에서 요리를 담당했고, 다현이는 다부진 손으로 주먹밥을 만들었다.

어린 학생에게는 고달픈 일일 수도 있지만, 다현이는 늘 씩씩한 모습이다. 봉사활동 초창기에는 몸이 불편한 친구나 어르신들을 보며 어색함을 느끼기도 했지만 이제는 다르다. 다현이는 “친구들과 놀고 싶고, 주말 늦잠도 자고 싶지만, 누군가의 말벗이 되어주고 음식 봉사를 하는 것에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다현이가 자연스레 나눔에 동행하게 된 것은 아버지 황모씨(43)의 영향이 크다. 황씨는 2002년 우연한 계기로 지금껏 수화봉사에 참여하고 있다. 먼저 수화를 시작한 친구의 부탁으로 수화 수업에 대신 출석한 것을 계기로 수화통역사 과정까지 수료했다. 중급과정을 넘어서면서 중도에 포기하는 이들이 많았지만 멈추지 않았다.

황씨는 수화를 통해 YMCA 소리수화 봉사에 나서는 것은 물론 달빛소리회, 메아리볼링클럽 등 대구의 20~40대 청각장애우들과 10여년 동안 인연을 맺고 있다.

직장인인 황씨는 주말이나 공휴일 저녁시간에만 봉사활동에 나설 수 있어 아쉬움이 크다. 황씨는 “수화통역이 필요로 하는 곳은 너무도 많다”며 청각장애우들의 불편한 일상을 챙기는 데 동분서주하고 있다. 특히 의사와 환자의 수화통역을 해 줄 때가 가장 보람 있는 순간이라고 했다. 황씨는 “청각장애우 덕분에 수화능력이 더 늘어 고마울 뿐”이라며 꾸준한 봉사활동을 다짐했다.

다현이 역시 아버지처럼 남을 도우며 살아가는 것이 꿈이다. 다현이는 “저의 꿈은 사회복지사가 되는 것”이라며 방긋 웃어보였다. “타인을 위한 나눔을 실천하는 아버지가 자랑스럽다”는 말도 덧붙였다.

글·사진=강명주 시민기자 kmejuw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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