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관급 소방시설공사 분리발주 가능해졌다

  • 조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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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10-23   |  발행일 2014-10-23 제5면   |  수정 2014-10-23
20141023

대구시의회 최재훈 의원이 대표 발의한 ‘대구시 관급공사의 소방시설공사 분리발주 조례안’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최재훈 시의원 조례 발의
집행부 반대로 사장 위기
우여곡절 끝 본회의 통과
‘의무’아닌 ‘책무’로
당초 안보다 다소 후퇴


이 조례안은 우여곡절 끝에 지난 21일 열린 시의회 제229회 임시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집행부인 대구시의 거센 반대로 하마터면 사장될 뻔했지만, 해당 상임위인 기획행정위원회(위원장 배지숙)의 찬성으로 본회의에 상정돼 처리됐다.

이 조례안은 공공건축물 등의 관급공사에서 소방시설공사를 분리해 발주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관급공사에선 소방시설공사가 건설공사와 함께 일괄발주된 후 소방설비업체로 하도급되고 있는 실정이다.

최 시의원은 “소방시설공사가 하도급되다보니 원도급 업체의 중간이윤 추구와 같은 불필요한 비용을 유발시켜 공사비용 감소로 이어지고, 결국 부실공사를 유발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을 받아왔다”며 “많은 시민이 이용하는 공공시설물의 부실한 소방시설은 화재 발생 시 대규모 인명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소방시설공사의 발주과정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이 조례안은 당초보다 다소 후퇴했다. 최 시의원은 처음 소방시설공사 분리 발주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발의했지만, 대구시와 일부 동료 의원들의 반대로 ‘분리 발주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로 수정했다. ‘의무’가 아닌 ‘책무’로 바꾼 셈이다.

조례안의 내용을 다소 완화시켰음에도 반대가 심해 상정이 유보되는 듯했으나, 최 시의원이 지난 20일 직접 기획행정위 소속 시의원들에게 설명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특히 기획행정위원장인 배지숙 시의원이 ‘안전’을 강조하면서 기획행정위원들의 찬성을 이끌어냈다.

배지숙 시의원은 “대구시는 반대하면서도 뚜렷한 이유를 대지 못했다. 건설협회의 눈치를 보는 듯한 느낌만 받았다. 안전을 위해 소방시설공사의 분리 발주가 필요하다는 데 기획행정위원들이 동의했다”고 밝혔다.

국회의원 보좌진 출신의 최 시의원은 국회 안전행정위에서 이번 조례안과 똑같은 내용의 법안을 다룬 경험이 있다. 최 시의원은 “소방시설공사 분리 발주 법안은 국회에서 계류돼 있는 상태다. 대형 건설사들의 로비로 일부 의원들이 반대한다는 소리를 들었다”며 “불필요한 하도급으로 소방시설의 부실시공을 방지하고 화재로부터 안전한 공공건축물이 조성될 수 있도록 소방시설공사의 분리 발주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진범기자 jjch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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