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에서도 삼성은…발야구!

  • 이창남
  • |
  • 입력 2014-10-24   |  발행일 2014-10-24 제20면   |  수정 2014-10-24
김평호 주루코치, 준PO 정밀 분석
“NC 2차전서 무모한 주루플레이 펼쳐
KS 앞둔 삼성에 좋은 교훈 심어줘”
20141024

발야구는 계속된다.

대구구장 3루쪽 더그아웃 안으로 들어가면 선수 전용 웨이트 트레이닝룸과 라커룸 한 편에 10㎡규모의 강의실이 있다. 이곳에서 프로야구 삼성의 전력분석요원들은 코칭스태프와 수시로 자료를 주고받으며 류중일 감독과 프런트에 제공할 보고서를 작성한다. 선수들이 땀 흘리며 훈련하는 그라운드가 살아 꿈틀거리는 생명체라면, 강의실은 정적이 흐르지만 삼성의 한국시리즈 우승 전략을 세우는 소리 없이 강한 ‘싱크탱크’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20141024

23일 오전에 찾아간 강의실. 가장 분주한 코칭스태프는 김평호 프로야구 삼성 주루 코치<사진>였다. 지난 19·22일 마산구장에서 NC-LG 준플레이오프(PO) 두 경기를 분석한 김 코치는 양팀의 주루플레이와 내외야 수비, 배터리(투수와 포수) 조합, 타순 변화에 따른 타격·타율 기록, 팀 간 분위기 등 종합적인 전력분석을 마쳤다.

김 코치는 “준PO 2차전 때 NC가 3점차 리드를 당하는 상황에서 보여준 주루플레이는 삼성에 적지 않은 교훈을 준다”며 “물론 통합3연패 동안 선수들이 노하우를 쌓고 ‘멘탈’이 강해졌다고는 하지만 경기는 엎치락뒤치락할 수 있기 때문에 분위기를 잘 읽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코치가 지적한 장면은 6회말 1사 1, 2루의 득점 찬스에서 2루 주자가 3루로 뛴 상황이다. 당시 LG 투수가 원 바운드 공을 던지자 NC 2루 주자는 3루로 도루하다 아웃되고 말았다. 김 코치는 팀이 3점차 리드를 당하는 상황에서 너무 무모한 플레이였다고 말했다. 분위기 파악을 못했다는 것. 그러면서 LG의 상승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LG는 올해 최하위에서 4위까지 올라와 준PO를 치르고 있다. 야구가 분위기를 타는 경기라는 점에서 LG의 좋은 분위기는 승부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 LG선수들이 즐기면서 야구를 했던 게 2연승한 비결인 것 같다. 2차전에서 주루 플레이 등 실책이 세 번이나 나왔지만 모두 홈을 밟은 것도 그런 영향인 것 같다.”

김 코치는 이번 준PO는 삼성의 주루 작전을 짜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어느 팀이 삼성의 시리즈 상대가 될지 모르지만 김 코치의 수첩과 머릿 속엔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팀의 모든 경기 상황과 작전이 빼곡히 기록된다. 김 코치는 이를 바탕으로 시리즈에서 역이용하는 방안도 강구 중이다.

‘상대를 모르는데 어떻게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겠어요’라는 김 코치의 지론이 시리즈에서 어떻게 빛을 발할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사실 올 시즌 김 코치가 주루코치로 부임한 이후 삼성의 기동력은 지난해와 비교해 몰라보게 좋아졌다. 덕분에 삼성의 정규시즌 팀 도루는 161개로 1위에 올랐다. 넥센(100)보다 무려 61개 더 많이 훔쳤다.

김 코치는 “류중일 감독은 평소 포지션별 코칭 스태프의 입장을 최대한 존중하는 편”이라며 “정규시즌에서 삼성이 도루 1위를 했다는 것은 분명 KS에서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시리즈 1차전을 열흘 정도 남겨둔 김 코치는 훈련 때마다 발 빠른 타자뿐만 아니라 클린업트리오에게도 ‘득점 찬스를 만들기 위해선 언제든 뛸 수 있다’는 마인드를 심는 데 주력하고 있다.

김 코치는 “프로는 과정도 중요하지만 결과로 말할 수밖에 없지 않나”라며 “주루 작전 역시 지금과는 차원이 다른 전략으로 KS 우승을 이끌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창남기자 argus61@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스포츠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