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네 경북사과 .1] 사과산업 발전 이끈 대구경북능금농협

  • 마태락
  • |
  • 입력 2014-10-28   |  발행일 2014-10-28 제12면   |  수정 2014-10-28
능금농협 100년의 노력, 으뜸 경북사과 지킨 일등공신
20141028
지난 9~10일 서울시 무교광장에서 열린 ‘2014 경북사과 특별판매행사’에서 소비자가 비닐봉지 한 장을 1만원에 구입해 자유롭게 사과를 가득 담고 있다.

사과는 국내 소비자가 가장 선호하는 과수 중 하나다. 특히 경북사과는 예로부터 한국을 대표하는 과수 가운데 으뜸으로 꼽힌다.

기후변화에 따른 사과재배지가 점차 북상하고 있지만,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경북사과는 품질 우수성과 독보적 캐릭터로 여전히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는 관행적으로 이어온 기존 재배 방식에서 벗어나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재배 전략을 세우고 이를 실천해 나가는 지역 사과 재배농민의 노력이 한몫하고 있다.

올해의 경우 사과 생산량이 생육기 기상여건 호조에 힘입어 평년보다 늘어나면서 소비 확대를 위한 묘안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경북의 사과산업 발전을 주도해 온 대구경북능금농협은 특판행사 등 다양한 루트를 통해 판로모색에 나서고 있다.


1만원에 ‘사과 한봉지 가득’ 행사 성황
1917년 자생적 출발 대구경북능금조합
일괄구매·판매 도입 산지시세 이끌고
음료가공공장 설비증설 제2부흥 도전
수입대체·농가소득증대 137억원 기대


◆ 서울 특판 행사 실시

대구경북능금농협은 중생종 사과가 본격 출하되는 시기에 맞춰 지난 9~10일 서울 무교광장에서 ‘환상적인 맛, 최상의 품질’이란 주제로 ‘2014 경북사과 특별판매행사’를 열었다.

국내 최대 소비처인 서울시민에게 경북사과의 품질 우수성을 홍보하기 위해 경북도, 사과주산지 15개 시·군과 공동기획한 것으로, 오는 11월4~5일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2014 경북 착한사과 페스티벌’에 대한 사전 홍보도 겸한 행사였다.

이날 시식, 특별판매행사, 즉석 경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경북사과의 진수를 제대로 보여줬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특히 비닐봉지 한 장을 1만원에 구입해 자유롭게 사과를 가득 채워 가져가는 이벤트 행사장은 인산인해를 이룰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행사장을 찾은 외국인도 꽤 많았다. 경북사과를 처음 맛봤다는 미국인 원어민 강사 토마스씨는 “한국사람이 왜 브랜드에 열광하는지 제대로 알게 됐다. 아삭아삭한 식감과 상쾌함이 역시 매력적이었다”며 경북사과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대구경북능금농협 손규삼 조합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경북사과 산업의 경쟁력과 성장 가능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도 분명해졌다”며 “우선 유통 거품부터 빼고 새로운 판매 전략을 세워 적극적으로 시장공략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 사과메카 자리매김 큰 역할

대구경북능금농협은 1917년 생산자 자생조합으로 태동했다. 100여년의 역사를 바탕으로 지금까지 국내 사과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했음은 물론 대구·경북지역이 사과의 메카로 자리매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다해 왔다.

세계적으로도 전무한 40여명의 전문 지도인력을 보유하고 있는 대구경북능금농협은 유망품종 보급, 신재배기술 전파 등 고품질 사과 생산을 주도해 사과재배 농민의 소득향상과 지역 사과산업 발전을 이끌어 오고 있다.

과거 상인에 의해 사과 시세가 결정되던 관행을 뿌리뽑기 위해 매취사업(위탁판매의 반대 개념으로 조합원이 생산한 농작물을 조합이 일괄구매해 판매하는 방식)을 도입해 산지 시세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가고, 대량소비처 등 다양한 유통경로를 개척해 농민이 땀흘려 생산한 과일을 제값받고 판매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1990년 건립해 운영하고 있는 골판지상자 공장은 포장재의 안정적인 공급뿐 아니라 정부에서 주도한 출하품 규격화의 정착에도 일익을 담당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제2의 부흥기 꿈꿔

대구경북능금농협은 군위군 의흥면에 위치한 음료가공공장의 설비 증설을 통해 제2의 부흥기를 꿈꾸고 있다.

90년대 초 우리나라는 광범위한 사과재배 면적과 생산량 증가로 인해 극심한 파동기를 겪었다. 가격하락을 막기 위한 돌파구가 필요했고, 그 대안책으로 탄생한 것이 음료 가공공장이다. 당시 거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농산물 가공시장을 개척했고, IMF 외환위기 등을 거치면서 수많은 어려움도 있었지만, 현재 국내 여러 기업으로부터 수주한 가공사업을 포함해 연간 8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2015년 완공을 목표로 하는 설비 증설사업은 총 6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국비 18억원, 지방비 18억원, 능금농협 자부담 24억원으로 조달되며 지방비 18억원 중 도비는 10억7천만원이고, 시·군비는 7억3천만원이다. 시·군비는 군위군이 1억5천만원을 부담하고 경북도 내 다른 사과 주산지 14개 시·군에서 각각 3천만~5천만원씩 분담하는 시·군 연합사업으로 추진된다.

가공시설이 증설되면 재해 발생 시 사과뿐만 아니라 배 등 다른 낙과와 함께 경북도 외에 다른 도의 낙과도 적기에 처리가 가능해져 원가격 기준으로 연 600만달러(67억원) 상당의 수입대체효과와 연 70억원 이상의 농가소득 증대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손 조합장은 “지난 20여년 동안 대구경북능금농협이 음료공장을 운영하면서 경험한 많은 희생과 노력에 대한 보상이 고스란히 사과 재배농민에게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국내 과수산업 발전을 이끈다는 목표로 신제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 유통분야 혁신 나서

20141028
대구경북능금농협에서 운영하는 문경거점산지유통센터 전경.
20141028
대구경북능금농협이 운영하는 산지유통센터에서 근로자들이 출하될 사과를 선별하고 있다.

사과 재배농민의 소득향상을 보장하는 첩경은 결국 상품의 부가가치를 얼마나 높이는 가에 달려 있다.

대구경북능금농협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안동·영주·문경·봉화·예천·군위 등 6곳에 산지유통센터를 건립해 운영하고 있다. 수출과 수급안정에도 도움이 되는 만큼 향후 10곳까지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능금농협에 따르면 산지유통센터를 통해 판매되는 금액은 연간 2천200억원, 고용창출효과는 3만~4만명에 이르는 등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물류표준화, 출하품 규격화 정착, 유통업체와의 직거래를 통한 물류비용 절감 등의 효과가 있으며, 소비자들에게 보다 신선한 사과를 연중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이 구축돼 사과 소비촉진의 계기를 마련했다.

해외 수출실적도 뛰어나다. 대구경북능금농협은 전국의 25% 이상을 도내 산지유통센터를 통해 수출해 2011년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수출선도조직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판로개척을 위한 새로운 도전도 꾸준히 시도하고 있다. 국군 장병에게 신선하고 맛있는 경북사과를 공급한다는 목표로 전 조합원이 뜻을 모아 군납을 추진하고 있으며, 조만간 좋은 소식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핵가족화로 인한 소비패턴의 변화에 따라 소포장 출하, 중량선별을 넘어 당도선별까지 시도하는 등 소비자 기호를 충족하는 맞춤형 유통전략을 하나하나 실천해 나갈 계획이다.

손 조합장은 “한국을 대표하는 경북사과 산업의 미래는 능금농협의 어깨에 달렸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다. 앞으로 1만4천여명의 조합원과 400여명의 임직원이 의기투합해 수출 다변화와 6차 산업화에 선도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며 “이를 통해 경북사과의 새로운 100년을 설계하고 세계화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칠곡=마태락기자 mtr21@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기획/특집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