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불편한 아이들 해맑게 웃는 모습에 보람 느낍니다”

  • 글·사진=문순덕 시민
  • |
  • 입력 2014-10-29   |  발행일 2014-10-29 제10면   |  수정 2014-10-29
[우리 이웃] 정진호 키와니스 대구지역본부 총재
12년간 성보재활원 찾아 원생들 돕는 등 재능기부
“몸 불편한 아이들 해맑게 웃는 모습에 보람 느낍니다”
정진호 국제 키와니스 대구지역본부 총재(오른쪽 둘째)가 성보재활원 원생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정진호씨 제공>

정진호 <사>국제 키와니스 한국지구 대구지역본부 총재(57·북구 칠성동)는 20년 전 친구의 소개로 키와니스 회원이 됐다.

국제 키와니스는 1915년에 창설돼 92개국에 약 90만명의 회원을 두고 있는 범세계적인 자원봉사단체로 미국 인디애나폴리스에 본부를 두고 있다. ‘키와니스’는 ‘각자의 재능을 공유하여 사회에 봉사한다’는 북미 인디언 말이다. 초창기에는 어린이를 위한 봉사단체로 시작했다. 현재는 유니세프와 공동으로 아프리카 모자파상풍 퇴치운동 등 전 세계적으로 어려운 이웃을 위한 자원봉사와 재능기부 봉사를 하고 있다.

정 총재는 12년 전부터 매달 정기적으로 휴일을 이용해 가족과 함께 대구 북구 성보재활원을 찾아 온정을 전달하고 있다. 지역의 어두운 곳을 밝히는 데 묵묵히 최선을 다하고 있는 정 총재는 “빵이나 먹을거리를 준비해서 재활원을 찾아 몸이 불편한 아이들에게 밥을 먹여주고 청소도 해주고, 야외 나들이를 하기도 한다. 아이들이 해맑게 웃는 모습을 보면 더욱 보람을 느낀다”라고 했다.

정 총재는 매달 찾아가는 성보재활원의 원생들과 즐겁고 유익한 시간을 가지려고 8년 전에 가족 모두가 웃음치료사 자격증을 땄다. 정 총재는 크고 작은 행사 때마다 직접 건강 율동과 건강박수를 가르쳐주거나 색소폰 연주 등 다방면으로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이웃을 돌아보는 일에 뜻을 같이하는 자원봉사자와 함께 대구·경북지역의 경로당과 요양원을 다니며 어르신들에게 기쁨을 나누는 일도 하고 있다. 몇 년 전에는 3박4일간 가족과 소록도 한센병원을 방문하여 환우들을 도왔으며, 팥빙수를 직접 만들어 소록도의 모든 주민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정 총재는 지금까지 자원봉사를 하면서 잊을 수 없는 일이 있다. 법무부 범죄예방 북구지구협의회에서 활동하면서 만났던 학생에 관한 일이다. 학생은 북구(무태)에 사는 고2 남학생인데 학생의 부모는 농아 장애인이었다. 사춘기 아들이 오토바이 절도사건으로 부모의 애간장을 태운다는 소식을 접한 정 총재는 학생을 수시로 찾아가 이야기도 들어주고 밥도 같이 먹으면서 정을 나누었다. 어느 날 그 학생이 찾아와 웃는 얼굴로 인사를 하며, “이제부터는 남의 물건을 훔치지 않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스스로 나쁜 짓은 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학생이 기특하고 기뻐서 학생을 꽉 안아준 일이 있다고 했다. 정 총재는 그날 쑥스러운 얼굴로 말하던 그 학생의 눈빛을 잊을 수가 없다고 했다.

정 총재는 “성금이나 물품을 전해주는 것도 좋지만 어려운 이들에게 따뜻한 손을 내밀고, 그들의 언 마음을 녹여주는 것이 더 절실하며, 그런 일에 동참하는 것에 더 큰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법무부 범죄예방 대구북구지구협의회장인 정 총재는 지난 25일 오후 성보재활원 대강당에서 청소년을 위한 제8회 청소년 문화페스티벌 행사를 개최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서로 소통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또한 작년 6월 지체장애인 164명과 함께 3박4일 동안 휴전선 155마일을 걸었으며, 올해 6월에는 장애인 176명과 함께 3박4일간 국토 최남단인 마라도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행사를 했다.

정 총재는 “봉사활동에 처음 참여하면 쑥스럽고 어렵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봉사를 하다 보면 보람은 물론 스스로 큰 기쁨을 얻을 수 있다. 이웃을 위해 자원봉사자가 더 많아지면 우리 사회가 더욱 밝고 따뜻한 사회가 될 것이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글·사진=문순덕 시민기자 msd5613@hanmail.net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시민기자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